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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특별기획]<br>2004 국회의원 홈페이지 평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들 중 홈페이지를 가장 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지난 1월 말까지 석 달여 동안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www.jforum21.com)이 사이버문화연구소(www.cyberculture.re.kr)와 공동 실시한 '2004 국회의원 홈페이지 평가'에서 원의원은 60점 만점에 52점을 얻어 종합 1위를 했다. 그는 정보성.참여성.활용성 등 3개 평가 차원(부문) 중 정보성.활용성 두 부문에서 공동 1위를 했고, 참여성 부문에서도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실시된 첫 평가에서 그는 상위 약 20% 이내인 B그룹의 중위권에 속했었다.

-정보성: ‘의정정보’ 제공보다 ‘의원동정’ 알리기에 그쳐
-참여성: ‘쌍방향’ 토론방 개설률(14.6%) 1차 때보다 낮아져
-활용성: 인터넷 모금-자원봉사 기능 있는 홈페이지 13.2%

▶ 원희룡 의원

▶ 정동영 의원

▶ 유시민 의원

10위권에 해당하는 A그룹은 순위를 엄격히 가리기 위해 재심사를 했고, 이를 반영해 원점수를 조정했다. 원의원은 이렇게 환산한 조정 점수가 100점 만점에 86.2점이었다.

종합 2위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원(조정 점수 81.2점. 이하 조정 점수)이, 3위 역시 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79.5점)이 차지했다. 정의원과 유의원은 각각 지난해 첫 평가에서 1위와 3위를 했었다. 정의원은 활용성 부문에서 공동 1위, 참여성 부문에서 공동 3위를 했다. 유의원은 참여성 부문 1위를 했다.

종합 4~10위는 각각 김영환 민주당 의원(4위, 78.5점), 김영춘 열린우리당 의원(5위, 77.3점), 하순봉 한나라당 의원(6위, 76.7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7위, 76.2점),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8위, 75.2점), 김덕배 열린우리당 의원(9위, 74.5점),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공동 10위, 72.3점), 추미애 민주당 의원(공동 10위, 72.3점)에게 돌아갔다. 이재오 의원은 정보성 부문에서 공동 1위, 참여성 부문에서 공동 3위를 했다. 참여성 부문 2위는 송영길 의원이 차지했고, 김영춘.김영환 의원이 각각 공동 3위를 했다. 장영달 의원은 활용성 부문에서 3위를 했다.

A그룹 중 하순봉.송영길.김덕배.장영달.추미애 의원 등도 B그룹에서 올라왔다. 김영환.김영춘 의원은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고, 지난해 8위였던 이재오 의원은 한 계단 올라섰다.

종합 1~10위를 한 11명의 의원들을 소속 정당별로 보면 열린우리당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5명 중 3명은 한나라당, 2명은 민주당 소속이다. (평가 대상이 된) 소속 의원 대비로도 열린우리당이 13.0%(6/46)로 가장 많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2.3%(3/133), 4.3%(2/47)였다. 이런 수치들은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온라인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시사점을 던져 준다.

A등급을 받은 11명의 의원들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40대다. 4명은 50대 이상이다. 평가 대상이 된 235개 홈페이지의 운영 주체 즉 현역 의원들은 79.7%(188명)가 50대 이상이었다. 60세 이상만도 47.5%(112명)였다. 우리나라 의원들의 온라인 의정활동이 온라인 인프라에 비해 부진한 것은 의원들의 고령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별로 보면 B그룹이 50명, C그룹이 77명, D그룹이 97명이다.

1위를 한 원희룡 의원의 홈페이지(www.happydragon.or.kr)는 활용성이 두드러졌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인 해피드래곤이 활발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사이버 민원 법률 상담이 활발한 데 반해 토론방이 없는 등 참여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참여성이 취약한 것은 국회의원 홈페이지의 전반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특기할 만한 것은 정치현장 리포트이다. 정치와 선거에 대한 원의원 본인의 생각을 올림으로써 유권자들의 정치 의식을 높이는 한편 생활정치에 필요한 정치 교육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의 홈페이지는 또 메뉴가 단순한 반면 충실도가 높았다. 메뉴의 단순성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홈페이지는 2,3위를 한 정동영.유시민 의원의 정교한 홈페이지와 뚜렷이 대비됐다.

최근 경선을 통해 열린우리당 의장이 된 정동영 의원의 홈페이지(www.cdy21.net)는 지난해에 비해 정보성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반면 꾸준한 뉴스레터의 발송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당의장 경선 땐 경선용 홈페이지로 전환하는 신속성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의 홈페이지는 또 민원.제안 등을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돋보였다. 반면 게시판 등 다양한 참여 코너들이 서로 충돌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시민 의원의 홈페이지(www.usimin.net)는 구성과 메뉴 이름에서 엿보이는 감성적인 접근이 눈길을 끈다. 짧은 업데이트 주기, 댓글 기능이 눈에 띄는 토론방의 운영도 발군이었다. 인터넷 모금(e-fundraising), 인터넷 자원봉사(e-volunteering)의 활용 면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후원 방법이 다양했고 후원금 관리도 투명하게 이루어 졌다. 그의 홈페이지는 온라인 의정활동의 한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시민 배너 다운로드, 시작 페이지 지정 기능, 열혈 시민 베스트, 유시민 후원글 남기기, 홈피 추천 등 방문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장치들도 눈길을 줄 만하다. 반면 의정생활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탓도 있겠지만 의정활동 자료의 공개 등의 면에서 정보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 부문별로 이번 평가의 결과를 음미해 보자. 정보성은 홈페이지가 '정보제공형'으로 만들어 지고 과연 그렇게 기능하고 있느냐를 살폈다. 의원에 대한 유권자들의 원초적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도이다. 세부 평가 항목은 의정활동, 활동 보고, 자료 제공, 정치철학 등 네 가지로 구성했다.

정보의 업데이트는 절대다수인 78.8%가 한 달에 한 번 이하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 기간 중 임시국회.상임위.국정감사 등 의원들이 다양한 의정활동을 벌였는 데도 업데이트가 신속히 이루어 지지 않았다. 질적으로도 의정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의원의 동정과 일반적인 활동을 알리는 데 그치고 있다. 정보의 충실성 면에서는 전체의 13.2%만이 상임위 활동, 국감 발언록 등의 정보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가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42.1%는 뉴스 클리핑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정보를 거의 관리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전체의 80.4%는 동영상, 인터넷 방송, 이메일링, 웹진 등 다양한 미디어들을 홈페이지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성 평가는 네티즌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 지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토론방은 전체의 14.5%(34개)만이 운영하고 있다. 절대 숫자는 지난 해와 같다. 평가 대상 홈페이지가 18개 늘었는 데도 토론방의 수자가 같다는 사실은 토론방 운영에 대한 의원들의 의욕이 오히려 식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는 의원들이 체감하는 '소통의 비용 효율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쌍방향성을 평가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모든 유형의 방문자들에게 관리자가 얼마나 빠르고 충실하게 피드백을 하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전체의 70.3%가 아예 관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보다는 5.7% 줄어든 것.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의원들은 전체의 25.1%였다. 활성화된 온라인 커뮤니티는 그러나 8.9%에 불과했다. 고유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구조는 오히려 홈페이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활용성은 홈페이지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e-폴리틱스에 구현하고 있느냐를 살폈다. 대표적으로 홈페이지상에서 모금(후원)과 자원봉사가 가능한지를 따져 봤다. 분석 결과 두 기능을 다 갖춘 홈페이지는 13.2%, 한 가지만 갖춘 것은 40.9%였다. 나머지 45.9%는 둘 중 어느 기능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뉴스레터를 서비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의원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4%였지만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의원은 5명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1차 평가 때와 비교하면 우선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의원들이 18명이나 늘었다. 중위권 그룹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향상이 눈에 띄는 반면 상위 그룹은 반대로 점수가 하향하는 추세를 보여 줬다. 무엇보다 국정감사 등의 호기가 있었는 데도 '의정 관련 정보의 관리' 항목의 평가가 낮아졌다. 정보성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의원들이 주로 홈페이지의 기술적 업그레이드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터넷 분야 전반의 문제 즉 '기술의 진보를 뒷받침하는 문화의 빈곤'이 국회의원 홈페이지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e-폴리틱스의 개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홈페이지들이 네티즌 즉 유권자와의 소통보다 의원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온라인 뉴스레터 서비스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SMS (short message service.단문 메시지 서비스)도 네티즌의 입장에서 보면 공해에 가깝다. 쌍방향성의 정신은 일방적으로 나를 알리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에게서 듣고 반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회의원 홈페이지들이 유권자보다 관리자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이 온라인 의정활동의 한계로 지적돼야 할 것 같다.

이필재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팀장

[2004 국회의원 우수 홈페이지는…]
-10위권 11개 홈페이지에 '전자 레이블' 수여
-2004 국회의원 우수 홈페이지 선정패 2월 19일 수여

월간중앙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2004 국회의원 홈페이지 평가'에서 종합 10위 안에 든 의원 홈페이지에 '월간중앙.사이버문화연구소가 뽑은 2004 국회의원 우수 홈페이지'라고 새긴 '전자 레이블'을 제공한다([그림] 참조). 의원들이 홈페이지를 잘 만들고 온라인 의정활동에 십분 활용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라는 믿음에서다.

온라인 캠페인(e-campaign), 인터넷 모금(e-fundraising), 인터넷 자원봉사(e-volunteering), 전자투표(e-voting) 등 e-폴리틱스의 기제들을 현실 정치에 활용하면 우리 정치의 비용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당장 4월 총선의 선거 비용을 천문학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수여한 '2003 국회의원 우수 홈페이지 레이블'은 지금 지난해 우수 의원 홈페이지로 뽑힌 김영춘.김영환.배기선.배기운.심규철.이재오.임종석.정동영 의원의 홈페이지에 걸려 있다.

월간중앙은 2월 19일 오후 3시 10위권에 든 의원 11명(공동 10위 2명 포함)에게 2004 국회의원 우수 홈페이지 선정패를 전달한다.

['2004 국회의원 홈페이지 평가' 이렇게…]

이번 평가는 지난해 1차 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사단법인 사이버문화연구소(소장 김양은)가 맡았다. 평가 작업은 예비 심사와 본 심사의 두 단계로 나눠 실시됐다. 평가 대상이 된 의원 홈페이지는 총 2백35개였다. 홈페이지가 아예 없는 의원들(25명), 홈페이지 주소는 있는데 열리지 않는 홈페이지들(11개)은 평가에서 제외됐다. 그밖에 비례대표 승계 등으로 최근에 오픈한 의원 5명의 홈페이지는 분석에만 포함시키고 등급을 매길 땐 제외시켰다.

평가는 정보성.참여성.활용성 등 세 가지 차원(부문)에서 이루어 졌다. 부문별로 각각 4개씩의 세부 평가 항목을 뽑아 표준화된 평가표를 만들었고, 이를 사용해 평가 패널단이 점수를 매겼다.

평가 점수에 따라 홈페이지를 4개의 등급으로 분류했다. 단 동점자들에게 같은 등급을 부여한 결과 등급별 홈페이지군(群)의 크기가 당초 잡은 크기에서 벗어났다.

.A등급 : 최상위 10개 홈페이지
.B등급 : 상위 11위 ̄상위 20% 이내에 든 홈페이지
.C등급 : 상위 20% 밖 ̄상위 60% 이내에 든 홈페이지
.D등급 : 상위 60% 밖의 홈페이지

실제로 A등급으로 분류된 홈페이지는 11개였다. 이들에 대해서는 8명의 평가 패널단이 종합적으로 재심사해 1 ̄10등까지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두 개의 홈페이지가 공동 10위를 했다.

심사는 지난해 10월 중순 착수했고 1월 말에 마쳤다.

내년에 있을 3차 평가부터는 이 평가 작업의 타이틀을 '국회의원 온라인 의정활동 평가'로 고치기로 했다. 의원들이 온라인상에서 벌이는 활동이 홈페이지 운영에서 뉴스레터 서비스, 커뮤니티 관리 등으로 진화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이런 양상은 이번 2차 평가에서도 커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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