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3점포 삼성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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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김주성이 리버스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또 저 녀석이!”

삼성 안준호 감독은 동부의 신인 가드 이광재를 보고 머리를 쥐어 뜯었을 것이다.

 삼성은 11일 원주에서 동부에 74-82로 졌다. 삼성으로선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동부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체력이 부쩍 달리는 데다 주말 2연패를 당하고 와 만신창이였기 때문이다. 특히 동부의 트윈타워인 김주성과 오코사의 컨디션이 나빴다.

삼성은 있는 힘을 다해 싸웠다. 이원수가 동부 포인트가드 표명일을 찰거머리처럼 막았고 토마스(27득점)와 레더(19득점)가 골밑에서 동부에 이겼다. 그러나 이광재가 고비마다 3점슛을 때리면서 도망가는 바람에 번번이 김이 샜다. 백발백중이었다. 3점슛 4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켰다. 평균 득점이 5.4점에 불과한 풋내기에게 이렇게 당하니 안준호 감독의 화가 날만하다. 지난달 4일 열린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광재는 3점슛 2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키는 등 14득점을 하면서 안준호 감독의 속을 긁어놨다. 이광재는 삼성전에서 3점슛 성공률 100%다.

이광재에게 더욱 서운한 이유가 있다. 이광재의 아버지 이왕돈씨는 삼성전자에서 농구선수를 했다. 안준호 감독 1년 후배다. 생김새와 농구 실력은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 홍혜란씨를 더 닮았지만 이광재는 삼성 피라고 안준호 감독은 여긴다. 그뿐만 아니다. 여동생인 이유진은 올해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안 감독은 “이왕돈에게 그동안 준 월급을 돌려 받든지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광재의 활약으로 동부는 16승5패가 되면서 공동 2위와의 승차를 2.5경기 차로 벌렸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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