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여성파워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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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 IHQ의 박성혜 본부장. 영화배우 장진영.

골드미스·알파걸은 2007년 인터넷 검색어 목록에서 빠질 수 없다. 이들 파워우먼에 관한 얘기는 뉴스·드라마 등 방송매체는 물론 책·영화의 단골 소재로 떠올랐다. 이제 여성파워는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11월 마지막 날, 잠원지구 프라디아에서 개최된 국내의류브랜드 한섬의 ‘제 1회 더 우먼 오브 타임’ 시상식은 이러한 흐름을 가시화하고 있다. 새로운 지도자의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파워 우먼 시상식 현장에 나가 보았다.

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junes@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얼마전 한 케이블 채널은 ‘핑크알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파걸의 삶을 따라가며 파워우먼의 전형을 보여주고자 시도했다. 여성과 가장 밀접한 패션시장도 뒤질세라 이러한 흐름에 합류했다. 그들은 파워우먼을 단지 마케팅의 골든 카드로만 보지 않는다.
의류브랜드 타임은 경제·문화·패션·출판 등 각계 인사의 추천을 받아 내부심사를 거쳐 여성 리더 3인을 선정했다. 앞으로도 해마다 이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섬의 정재봉 대표는 “단순한 커리어 우먼이 아닌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경력과 업적을 이루어가고 있는 여성 리더를 조명하고 여성의 사회적 인식과 위상 증진을 목적으로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말한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에는 영화 배우 장진영, 기업가 부문에서는 연예기획사 싸이더스 IHQ의 박성혜 본부장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방송·문화 부문 수상자인 ABC NEWS의 글로벌 기자 겸 지국장인 조주희씨는 “스스로 패셔
너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의류브랜드의 수상대에 오르게 되니 얼떨떨하다. 내 분야에서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일한 것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맞아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녀와 좀더 얘기를 나눴다.

인/터/뷰 ABC NEWS 조주희 기자 겸 지국장
"여성만의 표현도구 십분 활용하세요"

Q: 상당수 여대생들의 역할모델이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많이 봤다. 정작 본인이 역할모델로 삼았던 이가 있다면? 혹시 여성 멘토가 있었나?
“싱가포르와 홍콩 지사에 근무하던 나의 사수. 보도국의 총괄책임자다. 그분에게 얻은 의미 있는 조언 중 하나는 바로 Feminism with femininity’다. 영국에서 온 페미니스트였던 그녀는 여자임을 십분 활용하라고 늘 충고했다. 가령 아무리 바쁘더라도 TPO에 맞추어 옷을 입으라는 것이다. 표현도구를 지녔다는 것은 여자의 특권이다.”
 
Q: 요즘 골드미스·알파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우먼파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아직 충분히 올라가있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지금이나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보수적 사회라 꾸미는 여자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파티 자리에서조차 멋지고 당당하게 차려 입는 여성이 흔치 않다. 이번처럼 기업 차원에서 여성의 역량을 장려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Q: 방송 및 신문기자를 두루 거치신 걸로 안다. 두 매체의 매력은 무엇이며,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방송기자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보도 내용을 어떤 그림으로 보여주고 짜맞추느냐에 따라 메시지 전달효과가 달라진다. 신문은 발로 뛰어 면밀히 조사하고 분석해 보도해야 하므로 시간과 품이 많이 든다. 그런 만큼 본질에 깊숙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자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신문 쪽을 선호하지만, 역량을 잘 발휘하고 있는 건 방송기자 일인 것같다.”
 
Q: 평소의 패션 스타일이 궁금하다
“활동량이 많은 직업이다 보니 움직이기 편한 옷을 즐겨 입는다. 신축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 것을 선호한다. 또 한가지 원칙은 원단의 질을 우선적으로 본다. 젊을 때는 멋 부려보고 싶은 맘에 이것저것 많이 샀다. 그러나 지금은 비싸더라도 품질이 마음에 들면 구입해 꾸준히 입는다.”
 
Q: 훗날 본인이 타임 어워드와 비슷한 취지의 상을 만든다면 선정기준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그러면서 너무 톰보이적이지 않은, TPO에 맞는 스타일이면서 여성만의 미를 당당히 갖췄는가를 따지겠다.”
 
Q: 이번 수상이 부담은 안되는지?
“옷 입는 데 좀 더 신경 써야 할 듯하다(웃음). 패션에 관해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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