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기초실력 부족하니? 초등 교과서 다시 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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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에 앞서 초등학교 과정을 한번 복습하세요. 책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서울 한양대부속중 채수영·서울 구산중 임정신·서울 광성중 김영찬 교사(왼쪽부터)가 예비 중학생의 겨울방학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 교사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했다. [사진=최승식 기자]

초등학교 6학년생들에게 두어달 뒤로 다가온 중학교 생활은 설레면서도 낯설다.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들에 대한 기대 속에서도 확 바뀐 학습 환경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40분→45분), 과목 수(8개→12개) 등이 늘어나는 부담에 자칫하면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자녀의 빠른 학습 적응을 위해 이번 겨울방학에 학원 등에서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을 미리 공부시킬 계획을 가진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인 ‘꿀맛닷컴(www.kkulmat.com)’에서 중학교 과정 강의를 맡고 있는 임정신(서울 구산중·영어)·김영찬(서울 광성중·국어)·채수영(서울 한양대부속중·수학) 교사는 “선행학습도 좋지만 초등학교 과정을 복습해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독서를 통해 독해력·어휘력·창의력을 키워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교과 과정에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 교사는 모두 교단경력 10년 이상에 중1을 가르친 경력만 5년이 넘는다. 이들을 만나 예비 중학생들의 겨울방학 공부법에 대해 들어봤다.

  

◆선행학습에 앞서 복습으로 기초 다져야=임 교사는 “5, 6학년 과정 영어 공부를 충실히 해 기초를 다져야 한다”며 “초등학교 과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채로 중학교로 넘어오면 따라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채 교사는 “수학도 기초가 없으면 소용없다”며 “초등학교 과정 중 못하는 단원을 파악해서 다시 한 번 풀어 보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시험 때 ‘아는 건데 틀렸어요’ ‘다시 풀어 보니 맞아요’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면 기본연산이 약한 것이므로 충분히 연습할 것을 주문했다. 채 교사는 “선행학습은 한 단원 정도 교과서를 가볍게 미리 읽어 오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국어는 학원에서 먼저 읽고 오면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며 “상위권 학생들이 앞서 나가려는 차원에서 하면 몰라도 대부분 학생의 경우 선행학습 없이도 충분히 중학 교과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이고 중학교 과정에서 새로 배우는 낯선 단어도 많다”며 한자 공부를 할 것을 권했다.

 ◆독서 통해 어휘력·창의력 길러야=세 교사 모두 이번 겨울방학 중 다독(多讀)할 것을 권유했다. 김 교사는 “독서가 모든 학습의 기본”이라며 “많이 읽으면 상식이 늘고 어휘력도 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좋다”며 서울시교육청 사이트(www.sen.go.kr) 등에 있는 권장도서 목록을 참고할 것을 권했다. 김 교사는 “책만 읽지 말고 신문을 통해 세상도 읽어야 한다”며 “세상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풀어 내는 게 논술”이라고 말했다. 논술 공부법에 대해선 “좋은 기사나 칼럼 등을 스크랩했다가 그 내용을 200자 정도로 정리하고 밑에 300자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적는 연습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

 채 교사도 “주로 직관적으로 배우는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추상적인 학습이 많아 창의력이 필요하다”며 “어휘력이 없으면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공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수학 문제의 용어조차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학에 앞서 독서와 국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서 교육법에 대해 중1 담임 때 학생들에게 만들게 했던 ‘독서 기록장’을 제안했다. 채 교사는 “읽은 책의 내용을 200~300자 정도로 간단하게 메모하면 나중에 관련 내용을 공부하거나 논술할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 교사도 “독서는 통합교과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부족한 인성을 보충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혀야=임 교사는 “공부의 목적은 자극을 통해 성취하고 즐거움을 깨닫는 것”이라며 “학원에서 잘못 배우면 ‘받는 공부’에만 익숙해져 자극에 반응하지 않게 돼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스스로 ‘탄력 받는 공부’를 해야 대입 때까지 계속 공부하는 힘이 생기고 내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이번 방학 때 ‘나만의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며 “공부가 잘되는 시간대나 장소 등을 기억했다가 그대로 실천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하고 성적도 좋다는 것이다. 채 교사도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며 “꿀맛닷컴, 에듀넷(www.edunet4u.net), EBS(www.ebs.co.kr) 등 자기주도학습을 도와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다”고 말했다.

글=신상윤 기자 ,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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