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通話외교-김대통령,比.濠.印尼정상과 德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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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23일 오전 키팅 호주총리와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 등과 통화해 이번 순방과정에서의 후의에 감사하고 우의를 다졌다.미국.일본 정상들과의 통화는 자주 있어왔지만 한반도 주변 강대국이 아닌 나라들의 정상간 통화는 아주 이례적이다.
이는 金대통령이「세계화」구상은 구호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미외에도 이번 정상외교 과정에서 정상들간의 친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관계자들의 설명이다.시골집에 다녀온 뒤 무사히 도착했다고 인사하는 동양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통화는 키팅총리.라모스대통령.수하르토대통령에게 오전 8시.10시.11시에 차례로 전화를 거는 형식으로 진행됐다.통화시간은대체로 30분 안팎.국빈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해줄 것을 당부하고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서의 협력과 우의를 다짐한 뒤 사적인담화를 했다.
키팅총리는 회의참석차 시드니를 방문하고 있었는데 金대통령은 직접 숙소인 호텔로 전화를 걸었다.35분간의 통화에서 金대통령은 특히『한국 젊은이들은 호주의 취업.관광비자 발급에 관심이 많다』고 합의사항의 준수를 은근히 강조했으며 키팅 총리도 조속한 실천을 약속했다.
통화가 끝날 무렵 金대통령이『자주 전화하자』고 했고 키팅총리는『정례적으로라도 하자』고 화답.
라모스대통령과는 30분간 통화했는데 라모스대통령은『이번에 조깅과 농구를 같이해 기뻤다』면서『한번 더 오시든지,내가 가든지조만간 조깅과 농구를 함께하자』고 인사.
金대통령도『필리핀에서의 우정과 호의로 순방 전체가 즐거웠다』고 인사한 뒤 한국기업의 도로.항만건설 참여문제와 필리핀 근로자들의 한국취업.연수 확대문제를 재확인.
수하르토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이번 APEC정상회의과정을 회상하면서 서로『이번에 역할과 수고가 많았다』고 덕담(德談)했으며앞으로 APEC에서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다짐했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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