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의 희망 소잉카 佛망명 파리서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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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프리카 출신으로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월 소잉카(60)가 자신의 조국인 나이지리아를 극비리에 탈출,파리에 도착했다. 사니 아바차 장군이 이끄는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하다 체포되기 직전 국외탈출한 소잉카는 21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이지리아의 참담한 실상을 고발했다.기자회견에서 소잉카는 『현재의 군사독재정권은 과거의 그 어떤 민간정부보다 1백 배는 더썩었다』고 규탄하면서 『한때 나이지리아를 「아프리카의 위대한 검은 희망」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오늘의 나이지리아는 「암흑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군사정권에 의해 여권과 유엔이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압수당한 소잉카는 몰래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 베냉으로 탈출한 뒤 거기서프랑스 입국비자를 받아 며칠전 파리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시인이기도 한 소잉카는 지난 86년 아프리카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그동안 나이지리아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6월 나이지리아군부는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취소하고 정권을 장악했으며 1년전 아바차장군이 집권한 후 폭압적 통치가 계속되고 있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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