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 근본대책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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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종암동 육교붕괴사고와 꼭같이 21일의 2호선 지하철 선로절단사고 역시 예고된 사고였다.서울지하철공사 노조와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은 이미 지난해 8월 이번과 같은 사고위험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을 대자보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알렸다.지난해5월15일에는 2호선 당산~합정역사이에서 이번과 거의 같은 레일훼손이 기관사에 의해 발견돼 급제동(急制動)으로 대형사고를 가까스로 모면했다는 구체적인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지하철공사측은 『단체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노조측의 선전전』이며 『과장되고 왜곡된 것』이라고 반박했다.공사측은 전구간 레일을 교체했으며 레일점검차까지 들여와철저한 대비를 하고있노라는 말까지 덧붙였다.이러 니 앞으로 지하철공사측의 말을 어떻게 더 믿겠는가.
성수대교붕괴사고 직후 시중엔 「다음엔 지하철」이라는 말이 쫙퍼진바 있다.전문적인 진단결과를 접하지 않고도 시민들이 피부로위험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이번 사고만 해도 지난해 당산~합정역 사고때처럼 기관사가 급정차했기에 망정이지 그대로 운행했더라면 끔찍한 참사로 이어질뻔 하지 않았는가.
선로에만 문제가 있는게 아니다.전차선.교량.터널.전동차.지반.승강장등어느 한곳도 빼지 않고 문제점 투성이다.당국으로선 이점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그저 상부의 질책과 책임추궁을 피 하려 문제점을쉬쉬하고 임기나 무난히 넘기려하는 자세로는 적절한 개선대책이 마련될 수 없다.
현재 지하철및 전철이 안고 있는 문제는 지하철공사나 철도청만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지하철및 전철 어느 노선이 원천적으로 부실시공되었고,사후관리나 보완에도 등한히 했다.또 계속적인 사용으로 성수대교이상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 다.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고,따라서 높은 차원의 정책적결단이 필요하다.그런데 왜 지하철공사나 철도청은 문제를 덮으려고만 하는가.시민들의 분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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