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성적 나쁜 6개교 문 닫으시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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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성적 및 교육 개선 성과가 형편없는 6개 공립학교를 퇴출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강력한 공교육 개혁정책에 따라 학교평가에서 D와 F등급을 받은 6개 학교를 1차로 폐쇄하도록 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5일 폐쇄 대상 학교가 이스트할렘 지역 3개, 브롱스 2개, 그리고 브루클린 1개라고 보도했다.

뉴욕시의 공교육은 미국 내 최악이라고 평가받아 왔다. 블룸버그가 시장 선거에 뛰어들던 2001년 뉴욕 공립학교 졸업률은 미국 평균(70%)보다 훨씬 못한 51% 수준이었다. 블룸버그는 2002년 시장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교육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교육감을 시장이 임명하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교육위원회가 좌지우지하던 학교를 교장이 책임지고 운영토록 했다.

성적이 시원치 않은 큰 학교는 사정없이 쪼개 작은 학교로 대체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없앤 학교는 60개에 달한다. 그러다 올해 들어 학교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받는 학교는 일단 교장을 바꾼 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아예 문을 닫아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퇴출되는 학교들은 이 같은 개혁정책에 희생되는 첫 케이스인 셈이다.

올 평가에서 D와 F를 받은 학교는 각각 100개와 50개가 넘는다. 앞으로 문 닫는 학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는 올 학년도가 끝나는 내년 여름까지 14~20개 학교를 추가 퇴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시험결과와 그간의 개선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문 닫을 학교를 정한다.

문 닫을 학교의 운명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중.고교의 경우 재학생은 계속 다닐 수 있지만 신입생을 받지 못한다. 자연히 몇 년 안에 학교가 없어지게 된다. 초등학교는 아예 이름을 바꾸고 교장 이하 교사들을 모두 물갈이한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학교평가는 지난해보다 학생들의 성적이 얼마나 올랐느냐에 큰 비중을 둔다. 이 때문에 올해 학생들의 시험점수가 여전히 형편없어도 지난해보다 나아졌으면 A나 B를 받게 된다.

반면 전반적으로 올해 성적이 괜찮아도 지난해보다 평균 점수가 떨어지면 D 또는 F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문닫는 것 이상으로 어떤 학교가 대신 설립되느냐가 중요한데 뉴욕시가 이 문제를 제대로 챙기는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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