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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복잡한 군중도 포용나섰다-김정일 불만세력 무마지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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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은 최근 김정일(金正日)이 「복잡한 군중」까지 포섭했다고주장함으로써 모든 인민이 평등하다는 주장과 달리 주민들간에 계층.신분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을 자인했다.
김일성(金日成)방송대학 강좌프로인 「김정일 혁명역사」시간은 지난 5일 김정일이 각계각층 군중과의 사업방침을 구현하기 위해기본군중과의 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벌이도록 하는 한편 복잡한 군중과의 사업을 특별히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했 다.
김정일의 「인덕(仁德)정치」「광폭(廣幅)정치」는 사람에 대한평가를 현재의 사상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며,이에 따라 복잡한 군중도 사상이 개조돼 당과 수령의 주위에 튼튼히 뭉치게 됐다는것이다. 김정일이 사랑과 믿음의 정치,광폭정치로 『떳떳하지 못한 가정 주위 환경이나 사회.정치 생활경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현재 우리 당을 따라오고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차별하지 않고 따뜻이 보살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이 말을 곱씹어보면 복잡한 군중이 어떤 층인지 알 수 있다.
북한은 해방이후 여러차례 주민성분조사를 실시했다.출신성분과 사회성분별로 엄격히 구분해 3계층 51부류로 나누고,이에 따라직종과 직위를 부여하는 철저한 차별정책을 추진해왔다.그러나 이런 차별화정책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 음이라고 통일원 당국자는 밝혔다.
주민 성분 분류는 체제 위험 요소인 「반당(反黨).反혁명 세력」을 색출하고,주민 사상성을 점검.통제하려는 것이다.더구나 각종 사회생활에서 철저한 차별정책을 추진해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기 위한 끊임없는 충성과 복종을 전체 주민에게 유도하려는 것이다. 통일원에 따르면 북한은 영예군인과 전사자및 피살자 가족을 「핵심군중」으로,노동자와 농민.지식인을 「기본 군중」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외 가정 주위환경이나 지난날 사회정치생활 경위가 복잡한 사람이나 적들에게 일시적으로 이용당한 사람이나 그 가족은 「복잡한 군중」으로 분류하고,이를 다시 당원.혁명유가족.노동자.중소상인.하층 접객업자등 51개 부류로 나눠 직업 선 택은 물론 식량배급등 여러가지 대우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복잡한 군중 끌어안기를 추진하는 배경은 사상교양 강화방침의 일환으로 보인다.김정일이 발표한 「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논문이 강조하고 있는 것도 철저한 사상교양이다.
사상교양과 함께 김정일의 취임에 앞서 그의 인덕정치를 강조,주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속셈도 엿보인다.그러나 이것이 김정일 체제 구축을 위한 또하나의 주민 분류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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