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후보들, 이 정도의 과학 문제는 풀어야

중앙일보

입력

미국 대선 후보들에게‘뉴욕 시에서 필요한 피아노 조율사는 몇 명인가’ 묻는다면 어떨까.
미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사이언스 디베이트(Science Debate) 2008’이‘세계의 지도자가 될 미국 대통령의 과학적 식견을 확인하는 문제’5개를 출제했다고 ABC방송이 2일 보도했다. 다음은 문제와 정답.

[문제]

① 4.5m 길이의 실제 자동차를 크기 무게 재료 등 정확한 비율로 축소한 15㎝ 길이의 장난감 차가 있다고 치자. 장난감 차의 바퀴둘레가 7.5cm라면 실제 자동차의 바퀴둘레는 얼마인가? 또 지붕 면적이 25㎠ 라면 실제 지붕 면적은?

② 뉴욕 시에 필요한 피아노 조율사 수는?

③ 캄캄한 산 속에서 산악인 4명이 계곡을 가로지르는 낡은 다리 앞에 서 있다. 다리는 한 번에 두 사람만 지탱하며, 다리에 난 구멍을 피하는 데 필요한 손전등은 한 개뿐이다. 4명이 다리를 건너는 데 필요한 시간은 신체 조건에 따라 1, 2, 5, 10분으로 다르다. 두 사람이 한꺼번에 건널 때는 둘 중 느린 사람의 속도로만 건널 수 있다. 4명이 17분 안에 모두 다리를 건너려면 어떤 순서로 건너야 할까?

④ 100㎏짜리 감자 한 부대의 무게 중 99%는 수분이다. 바깥에 한동안 두었더니 수분이 98%가 됐다. 지금 감자 부대의 무게는 얼마인가?

⑤ 탁자 위에 각각 구슬로 가득 찬 상자 3개가 닫힌 채 놓여 있다. 상자에는 각각 ‘모두 빨간 구슬’ ‘모두 파란 구슬’ ‘빨간 구슬+파란 구슬’이란 표시가 붙어 있지만 사실은 모두 내용물을 틀리게 표시하고 있다. 단 하나의 상자에서 단 하나의 구슬만 꺼낼 수 있다면 어떤 상자를 선택해야 모든 상자의 표시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정답]
① 축소 비율은 30분의 1. 따라서 바퀴 둘레는 30배인 225cm지만, 2차원인 지붕 면적은 900배인 2만2500㎠ 다.
② 알 수 없다. 다만 그 답변 과정의 논리전개가 중요하다. 뉴욕 인구를 3 또는 4로 나누면 가구 수를 추산할 수 있다. 그리고 피아노 1대가 1년에 몇 번 조율되는지, 조율사 1명이 1일 평균 조율 가능한 피아노 대수를 근거로 연간 조율할 수 있는 피아노 대수의 평균치를 따지는 후보가 있다면 정답에 가까운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③ 1분에 건너는 사람을 1, 2분에 건너는 사람을 2로 각각 부른다. 1과 2가 같이 건너고(2분 소요) 1이 되돌아온다(1분). 5와 10이 같이 건넌(10분) 뒤 건너가 있던 2가 돌아온다(2분). 마지막으로 1과 2가 같이 다리를 건넌다(2분). 괄호 안의 소요 시간을 합하면 총 17분.

④ 수분 99%인 감자 부대는 99%의 물과 1%의 감자로 구성돼 있다. 감자 무게는 1㎏이다. 증발로 수분이 98%로 줄어든 감자부대의 무게는 Xkg, 감자는 2%이지만 무게 1㎏은 그대로다. 따라서 X의 2%가 감자이므로 0.02×X=1(감자 무게)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X=50. 감자 부대의 무게는 50㎏이다.

⑤ 편의상 상자에 표시된 가짜 표시를 각각 [빨][파][빨+파]라고 하자. [빨+파]에서 구슬 하나를 꺼낸다. 이것이 빨간 색일 경우 이 상자의 [빨+파]표시는 가짜이므로 실제 내용물은 ‘빨간 구슬+파란 구슬’이 아닌 ‘모두 빨간 구슬’이 된다. 그 다음 [파]는 ‘모두 빨간 구슬’ 또는 ‘빨간 구슬+파란 구슬’이 되어야 하지만 이미 ‘모두 빨간 구슬’은 밝혀졌으므로 ‘빨간 구슬+파란 구슬’이 된다. 나머지 [빨]은 당연히 ‘모두 파란 구슬’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