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 “굿바이 서초동” 기획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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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해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자료원)은 제2의 출발을 알렸다. 오랜 서울 서초동 시대를 마감하고 올여름 마포구 상암동으로 이전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 안에 남아 있던 자료원 고전영화관도 연말이면 문을 닫는다. 폐관을 앞둔 고전영화관에서 12월 한달 동안 두 개의 ‘굿바이’ 기획전이 열린다.

우선 5∼14일에는 ‘트랜스내셔널 첩보영화:홍콩스파이 vs 동경특파원’이라는 주제로 1970년대 전후의 국산 첩보영화를 상영한다. 박노식 감독의 ‘쟉크를 채워라(사진)’, 김수용 감독의 ‘동경특파원’, 이은수 감독의 ‘여자형사 마리’, 최인현 감독의 ‘엑스포 70 동경전선’ ‘황금 70 홍콩작전’ ‘극동의 무법자’ 등이다. 6일 오후 5시 ‘쟉크를 채워라’ 상영 직후에는 여배우 우연정씨가, 13일 오후 5시 ‘여자형사 마리’ 상영 뒤에는 액션배우 박동룡씨가 각각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다.

20∼28일에는 ‘이형표 감독전:골목안 블루스’라는 제목으로 이 감독의 히트작 다섯 편이 상영된다. 이 감독은 60~70년대 대중의 관심과 기호를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 흥행감독이다. 당대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떠받쳤다.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남자 친구의 뒷바라지를 위해 운전사가 된 아가씨의 이야기를 다룬 ‘모범운전자 갑순이’(주연 윤정희·신성일·여운계), 양의사를 못마땅히 여기는 한의사 아버지의 이야기인 ‘서울의 지붕 밑’(김승호·최은희·김진규), 과부 모녀와 식모, 세 남자 하숙생이 저마다 짝을 찾는 줄거리의 ‘산에 가야 범을 잡지’(김지미·구봉서·남정임·서영춘·김희갑) 등이다. 20일 오후 5시 ‘서울의 지붕’ 상영 뒤에는 이 감독이 직접 관객과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관람료는 작품마다 2000원(경로 우대 1000원). 수·목·금요일에만 상영한다. 상영 일정은 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 참조.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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