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맨』은 영화촬영중 어렵고 위험한 부분에서 대역하는 스턴트맨이 나오는 영화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은 아니다.
현실과 영화라는 두 세상속에서 인간들이 벌일수 있는 다양한 역정과 개성끼리 부딪치고 조화를 이루는 세상살이의 단면을 다룬영화다. 최근『컬러 오브 나이트』를 내놨던 미국의 개성파 리처드 러시감독이 1980년 피터 오툴과 바버라 허시를 등장시켜 만들었던 컬트풍 걸작영화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흔한 통념에 의한 진행을 거부한다.시작부터가 특이하다.
까마귀 비슷한 말똥가리가 날아다니는 아래 햇살에 허덕이면서 누워있던 개가 다가오는 경찰 순찰차에 으르렁대는 장면으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그런 속에서 살인미수로 경찰에 체포된 한 젊은이가 도주한다.그는 곧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상황 에 부닥친다. 수십년전 단종된 구식 자동차가 미국땅인데도 도로 왼쪽으로 다니고 있다.
히치하이킹을 거부하고 지나쳤던 자동차가 다시 돌아와 그에게 돌진해오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이윽고 촬영기를 실은 헬리콥터가 그의 주위를 맴돈다.
영화촬영현장에 이른 그는 전쟁장면 촬영중 큰 폭발이 나면서 촬영지가 온통 인간의 토막난 사지로 가득찬 장면을 목격한다.
『의사를 불러요』라고 외치지만 누웠던 시체들은 곧 일어난다.
물에 빠진 노파를 구했더니 그녀는 얼굴분장을 스스로 뜯어내 젊은 여자가 돼버린다.
이런 상황속에 젊은이는 감독에 의해 스턴트맨으로 그 자리에서고용된다.그가 겪는 촬영현장,필름확인장면,감독의 고함소리,여배우와의 관계등 모든 것이 현실과 영화의 경계선상에서 몽롱하기만하다. 경찰에 쫓기던 현실이나 감독에 내몰리는 촬영현장이나 젊은이에게는 마찬가지다.하지만 촬영이 끝나면서 모든 것은 급하게현실로 돌아온다.
폭스비디오가 흘러간 걸작들을 재출시하면서 이번에 내놓았다.
〈蔡仁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