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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야 노올자"어린이를 위한 이색 전시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어린이를 소재로한 예술작품은 많을지 몰라도 어린이를 대상으로한 작품전시회는 찾아보기 어렵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주기는커녕 혹시 작품을 건드리지나 않을까하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 보통 전람회장에서 볼수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어른 위주로만 짜여진 전시회의 틀을 과감히 깨고 어린이가 전시회장을 마음껏 활보하고 작품을 만지면서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미도파갤러리가 백화점을 찾는 젊은 엄마와 꼬마 관람객을 위해 마련한 『수 니야 노올자』전이 바로 그것.
꼬마 관람객들을 놀이공간으로 끌어들인다는 의미에서 『수니야 노올자』라고 이름붙여진 이 전시는 박경주.김종인.임미강.박미화등 30대 초반 젊은 여류작가 4명의 설치작업이 중심을 이루었다. 색다른 이름에 걸맞게 전시회장은 온통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것들로 가득 차있다.입구부터 통상적인 전시장과는 달리 천으로 된 미로로 꾸며져 있다.미로 속으로 들어가서 첫번째 부닥치는 벽에는 나무상자로 된 몸통과 몸통만큼이나 큰 얼 굴을 가진 『귀여운 악마』(김종인作)가 입을 벌리고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끄집어내고 밀어넣기를 반복하는 놀이」라는 설명대로 어린이들은 커다란 악마의 입에 손을 넣어 안에 있는 갖가지 모양의나무장난감을 끄집어내 그 모양과 똑같은 형태의 구멍을 가진 상자에 밀어넣는 놀이를 직접 할 수 있다.
미로 속으로 더 들어가면 안에 가득찬 사탕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다란 몸통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다.『오늘 착한 일 한 사람만 하나씩(임미강作)』이라고 쓰여진 몸통 아랫부분에 나있는 조그만 문을 열면 누구나 사탕을 끄집어내 먹 을 수 있다.이밖에도 『순이야 앉아서 놀자!』라고 쓰인 커다란 쿠션작품은지친 관람객에게 편히 쉴 장소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 막을 내린 이 전시는 갤러리 밖 홀로 무대를옮겨 새롭게 선을 보이고 있다.
〈安惠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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