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금감위원장의 경고 "서브프라임 부실 예상보다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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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김용덕(사진) 금융감독위원장은 28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제증권감독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회(IOSCO APRC) 회의에 참석, “미국 대형 투자은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이 올해 말 회계감사에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최근 국제 금융시장은 금융의 글로벌화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국경 간 금융거래가 늘고 금융시장이 통합되면서 금융 위기의 파급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대외적인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은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 손실이 적고 금융산업 건전성도 양호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14일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연초부터 본격 제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이로 인한 미국의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에 따른 간접적 파급 효과가 우려된다”며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고 기간도 장기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많은 애널리스트가 올해 금융기관의 손실을 일회적 요인으로 인식해 내년엔 금융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단락돼도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이자가 늘어나면 주택시장 둔화가 다른 경제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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