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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경제학>에인절(ANGEL)계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언뜻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운데 하나가 공작(孔雀)의 생애다. 암공작은 교미상대로 가장 화려하고 장식이 요란한 수컷을 선택한다. 어째서 수공작만이 화려한 꼬리를 가져야 할까.
영국의 다윈이 진화론(進化論)을 발표한 지 1백수십년간 그의추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대표적인 생물이 공작과 개미였다.
자기희생정신에 투철한 개미의 이타적(利他的)행동과 암컷에게 잘보이기 위해 화려한 치장에 여념이 없는 수공작 은 도대체 다윈론적 생존경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동물이었다.
다윈은 공작에 대한 이런 의문을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性선택의 개념으로 애써 문제를 풀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동물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는 동물생태학에서는「이기적 유전자」라는 사고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생물은 각각의 개 체가 자신의 유전자를 어떻게 많이 후세에 남길 가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일반동물과 함께 놓고 비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의 암수가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하려는데서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도 그같은 스타일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늘어나고 있는 딩크族(DINKS=Double Income No Kids.자녀없이 부부가 맞벌이하는 세대)은 출산과 육아(育兒)의 책임에서 벗어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고소득층 일수록 자녀출산수는 감소하고 있다.그들은 상업화와 더불어 풍족한 소비생활을 추구함으로써 높은 삶의 질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를 위한 지출비율이 소득증가율보다 훨씬 높고 개인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를 들어 아이를 1명정도만 갖겠다는 주장이 강하다.가계지 출에서 차지하는 육아비용을 엥겔계수에서 본떠 에인절(Angel.천사.여기서는 아이를 가리킴)계수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차별이란 현상은 있을수 없다』는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이기주의에 근거를 두면 차별은 자연적으로 해소된다는 주장이다. 性 차별이 줄어들면서 드러나기 시작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21세기 국가경 제발전 목표에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에 관심을 보일 때가 됐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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