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너구리도 광견병 옮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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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생 너구리가 광견병을 옮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너구리(사진)가 출몰하는 서울의 등산로에 광견병 예방약이 대량으로 뿌려진다. 서울시는 23일 "관내에 큰 산이 있는 강북.노원.도봉.은평.서초구의 등산로에 광견병 미끼 예방약을 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광견병 예방약을 너구리가 좋아하는 고기에 묻혀 너구리가 자주 나타나는 장소에 뿌려 놓는다.

광견병은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신경정신계에 장애를 일으켜 생명도 위험할 수 있다. 실제로 2002년 경기도 연천의 한 농부는 야생 너구리와 접촉한 개에게 물려 광견병으로 사망했다.

시는 해당 자치구의 협조를 얻어 북한산.도봉산.수락산.청계산.우면산.은평구 수색동 일대 야산과 서초구 양재천 주변 등 너구리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예방약이 묻은 고깃덩어리를 집중적으로 놓기로 했다. 예방약은 광견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 주고 너구리의 건강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너구리가 아닌 다른 동물이 광견병 예방약이 묻은 고기를 먹더라도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경기.강원 지역의 일부 산악지역에서 발생하던 광견병이 최근에는 서울 인근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런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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