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통상압력 게임의 룰 위배-노벨상수상 하사니교수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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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게임이론으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세 학자중 한 사람인 존 하사니 美버클리대前교수(74)는 최근 일본경제신문과가진 인터뷰에서 무역상대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통상압력은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무역협상과 기업행동에 있어 게임이론을 적용해 경제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제하고 일방적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미국의 통상정책은 전체 게임의 효율을해친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美-日포괄경제협의를 들고 『미국은 일본시장이 지나치게 폐쇄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다.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무역의 목적이라고 볼 때 상대방의 이익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좀더 세련된 게임을 할 필요가 있다.이렇게 할때 일본의 시장개방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는 또 통상교섭에 있어 게임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관세및 무역에 관한일반협정(GATT)과 같은 다자간 협상에 있어서는 국가 단위로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목적은 참여국 모두가 이익을 극대화하고 시장개방을 최대화하는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미국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비준을 부결시킬 경우 세계무역 체제는 혼란에 빠지고 미 국 자신을 포함,모든 회원국은 이익될 것이 없다.UR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아시아지역 진출이 늘고 미국내 실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다만 장기적으로는UR가 미국에도 이익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그는 최근 항공.퍼스널컴퓨터(PC)업계에서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관련,이런 경쟁에 임하는 기업들이 게임 참가자로서 가져야할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그는 『기업들은 경쟁기업들의 생산 코스트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않은 것으로 보인다.기업들이 그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판매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위험한 게임이다.최근 항공업계의 과당 가격인하 경쟁으로 기업도산이 속출하 고 있는 것은 좋은 본보기다.민간기업의 효율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소비자의 이익에 반하는 과당게임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조언하고 있다.
〈金炯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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