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부 "국민 여러분 좀 걸으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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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랑스 정부가 갈수록 증가하는 국민의 비만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섰다. 전 국민에게 매일 30분씩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이에 준하는 운동을 하라고 권장하는 범국민적 행사를 11일 시작한 것이다.

행사를 주도하는 보건부 산하 예방.보건교육연구소(INPES)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볍게 걷고 ▶자동차는 약속장소에서 5분 정도 걸을 수 있는 곳에 주차하며 ▶지하철도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걸어갈 것 등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INPES 측은 "부지런히 걷는 등 몸을 열심히 움직이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비만과 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권고안 제정의 취지를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5백70만유로(약 86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우선 이달 22일부터 파리를 비롯, 마르세유와 낭트.메츠 등 주요 도시의 버스와 지하철에 이 권고안을 일제히 게시한다. 미디어 광고도 대대적으로 할 예정이다. 국민이 버스와 지하철을 탈 때는 물론 신문을 펼치거나 텔레비전.라디오를 켜면 바로 이 권고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결과 프랑스 성인 열명 중 한명꼴인 5백30만명(11.3%)이 비만체형으로 나타났다. 비만인구는 1990년대 말 이후 매년 5%씩 늘어났으며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프랑스 인구의 20%가 비만자가 될 것이라고 리베라시옹은 덧붙였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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