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황영조와 돈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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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히로시마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마라톤 영웅의 진가를 다시한번 떨친 황영조(黃永祚)-.그러나 그는 괴롭다.92바르셀로나올림픽 제패후 그를 괴롭혔던「돈」에 얽힌 소문이 또다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마치 돈때문에 뛰는 것처럼 오해되는등 돈소문은 마라톤 레이스보다 더한 고통이라는게 黃의 고백이다.소속사인 코오롱측이 우승포상으로 약속했다는 시가 1억원대 BMW 스포츠카를 사양(?)한 것도 꼬리를 문 소문과 억측이 결 국 자신의 인격까지 걸고 넘어지는 사태를 막아보자는 움직임인 것이다.
3억→5억→7억원으로 자꾸만 늘어가는 이번 포상금 소문도 현재로선 그의 이름값에 편승한 억측에 불과하다.사실 국제대회 우승자에 대한 물질적 보상은 오래된 관행이다.그러나 이번 대회는장소가 일본땅인데다 팀선배 김완기(金完基)의 갑 작스런 부상으로 대타로 나선 점등 저간의 사정들이 그의 이름값과 맞물리면서금새 어마어마한 소문으로 비화됐다.
광고출연도 그렇다.물론 黃은 군침도는 모델감이다.그가 고개를가로젓지만 않는다면 어느 기업인들 마다하겠는가.그러나 黃은 이제까지 누구와도 광고출연 문제로 무릎을 맞댄 적이 없다.다만 20일 코오롱측과 1차접촉을 갖고 마라톤화등 코 오롱제품을 착용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용품계약이 성사된다면 포상금까지합쳐 2억~3억원정도 주지 않겠느냐는 비공식소문이 회사측에서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그 돈이 많고 적음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누구든 黃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쏟는것은 당연하다.그러나 평범한 관심이 소문을 낳고,소문이 억측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黃을 도마위에 올려놓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그는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에도 온갖 미확인 소문에 시달리다 결국 마라톤을 그만두겠다는 폭탄선언과 함께 잠적소동을 벌이지 않았던가.더욱이 앞장서 黃을 보호해야 할 코오롱측이 이러쿵 저러쿵「도장이 찍히지 않은 말(言)들」을 흘려보낸 것은 黃을 이용한 언론플레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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