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로포비치.미샤 마이스키 張한나 내가 키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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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6일 파리에서 막을 내린 로스트로포비치 첼로콩쿠르에서 최연소의 나이로 당당히 1위에 오른 張한나(11)양은 놀라운 재능을 발휘,세계 최고의 거장인 로스트로포비치와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앞다투어 張양을 제자로 삼겠 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콩쿠르의 주최자이자 심사위원장인 로스트로포비치는 16일오후2시쯤 張양을 자신의 파리 거처로 직접 불러『張양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내가 책임져야한다』며 張양을 직접 지도하겠다고 나섰다. 張양의 어머니 서혜연(徐惠姸.36)씨는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해외순회를 하는 로스트로포비치가 자신의 1년치 스케줄과 연락처를 제시하면서 쇄도하는 각처의 제의에 흔들리지 말고 모든 연습과 공연스케줄을 수시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샤 마이스키는 지난해부터 張양을 제자로 삼기위해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해왔다는 것.
지난해 1월 도미해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콩쿠르에서 1등을 한뒤 기념연주회에서 미샤 마이스키는 張양의 재능에놀라 천재의 탄생을 알렸다.
미샤 마이스키는 지난해 이탈리아 시에나 마스터클래스에 張양을초청,자신의 연구실과 아파트를 제공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않았다. 첼로의 두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는 사제관계이면서도 현존하는 최고의 라이벌.
이들은 천재적인 張양을 놓고도 경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미샤 마이스키는 심사에 불이익을 줄까봐 이번 콩쿠르에 전혀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추천인이 되기도 거부하는 한편 張양과 호흡을맞추었던 마이스키의 전속 반주자도 다른 사람으로 바꾸었다는 것.로스트로포비치는 張양의 매니저가 되겠다며 내년 봄의 아시아 순회공연에 같이 참가할 것을 제의했다.
張양은 로스트로포비치로부터 배우기 위해 커티스 음대로 가려고했으나 그가 명예교수로서 레슨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전액 장학금을 제의한 줄리아드로 길을 택했고 줄리아드는 17세기말 제작된 첼로를 張양에게 영구임대키로 결정했다.
어머니 徐씨는『딸의 재능 때문에 한국에서의 가정과 직장을 포기하고 부모가 함께 건너갈 수밖에 없었다』며『음악공부는 돈이 없으면 어렵다고 주위에서 말렸으나 뛰어난 재능엔 돈이 필요없었다』고 말했다.
한양대 작곡과를 나오고 張양의 가장 소중한 스승이기도 한 徐씨는『수원에서 다니던 교회에서 매달 장학금이 답지하고 미국에서도 곳곳에서 장학금이 와서 재정적인 불편은 금방 없어졌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홍성은씨(단국대 교수)에게 기초를 다져온 張양은 뉴욕주에 거주하면서 평일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스스로 매일 5시간이상 연습하는 몰두형으로 한양대 서경선교수가 첼로를처음 권유한지 4년만에 천재성이 빛나고 있다.
〈蔡奎振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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