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부동산경기-집값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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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9월 이사철을 맞아 서울지역에 몰아닥친 아파트 전세파동이 일단 한풀 꺾였는데도 무주택자나 아파트수요자들의 불안심리는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상당수 부동산중개인들은 대체로 『혹심했던 전반적 전세매물 부족현상은 가셨지만 서울강남지역의 웬만한 단지내 중.소형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여전히 어렵고 전세값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아파트전문 정보회사인 부동산뱅크 의 조사자료를 봐도 올들어 서울시내 아파트 전세값은 지속적 상승세를 나타내 연초대비 11%가량 올랐다.
〈도표참조〉 서울지역 아파트전세값이 매매가의 70%이상까지 육박하면 서울강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고,곧이어 수도권과 전국의 전세가.매매가가 덩달아 춤췄던 과거의 도미노 상승패턴을상기하는 사람들에겐 최근의 동향이 「심상찮은 조짐」으로 비춰 질만 하다.
물론 전세파동등 일련의 움직임이 전반적 주택시장 과열로 이어질 구체적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또 조만간 집값이 뛸지도모른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뚜렷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집값이 심상찮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쪽에서는 연말과 내년이 부동산경기 과열요인이 한꺼번에 겹친 시기라는 점을 중시한다.
토지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89년 시작된 분당.일산.평촌.
중동.산본등 수도권 5대 신도시 사업이 내년이면 완전 마무리되고 이 지역 아파트 신규공급물량도 이미 소진된 터인데다 추가로수도권 대단위신도시 조성이 여의치않다는 점이 현 실적.심리적으로 주택경기 불안정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실명제로 숨어든 돈이 근래의 물가불안심리나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계기로 부동산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반면 주택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건설부등 관계당국은 현상황이 그리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신도시사업은 끝났더라도 현정권의 주택 2백85만호 건설 공약이 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90년대이후 토지초과 이득세등 토지 공개념 3개법 제정과 양도소득세.종합토지세등 부동산세제 강화조치가 결실을거둬 지난 90년전후처럼 부동산투기.주택과수요로 인한 집값 폭등사태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의 아파트경기에 관한 단기예측이 어떻게 엇갈리든 한가지 분명한 것은 주택시장의 안정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택지공급이 적기에 이루어지고 서울및 수도권의 과밀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장기대책이 꾸준히 마련돼 나 가야 한다는점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전국아파트가격을 좌우하는 진원지가 된다는 점에서 「소량다품종 택지개발」「기존주택지의 고밀도이용」 나아가「대단위신도시건설」검토등 다각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한시점에 와 있는 것 만큼은 틀림없다.국민이면 누구나 적 어도 살 집에 대해서만은 큰 걱정을 안해도 될수있는 묘안은 없는 것일까.정책당국은 물론 기업.시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깊이 고민해야 할 숙제다.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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