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반대했던 美페로 협정발효로 떼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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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출범한 지 10개월.NAFTA는 그 동안 미국내에서 고용을 창출했을까,아니면 1년전 억만장자 대통령후보 로스 페로가 주장한 대로 일자리를 「빨아들여」미국의 노동시장을 잠식했을까.
美상무부는 NAFTA의 발효로 올 상반기에 1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 반면 국외로 이전된 일자리는 5천개 미만이라고 추산,고용은 일단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같은기간 교역량은 美-멕시코간에는 지난해보다 19%가,美-캐나다간에는 1 1%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교역이 급증함에 따라 미국의 기업가들을 위한 사업거리도 늘어나고 있다.아이로니컬하게도 이같은 수확의 수혜자 리스트엔 NAFTA의 적이었던 페로가문이 올라 있다.
페로家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시의 얼라이언스 공항을 둘러싸고 있는 7천5백 에이커나 되는 공단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멕시코만 연안에 위치한 텍사스는 멕시코와 인접해 있는 미국의 4개주중 멕시코와 가장 긴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주로 멕시코와의 교역시 유통의 요충.얼라이언스는 바로 텍사스의 요충중의 요충으로 페로家는 포트워스에 공항부지를 기증한 바 있다.
NAFTA비준이래 제니스전자등 5개 기업이 멕시코시장의 관문인 이 얼라이언스로 시설을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얼라이언스에 50만 평방피트 규모의 유통센터를 설립키로 한 제니스는 일리노이주의 공장에서 생산한 브라운관을 멕시코로 운송, TV세트로 조립한 뒤 얼라이언스로 실어내 美동부지역에 판매할 계획.이들 기업의 시설이전에 따라 텍사스엔 1천3백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페로家의 부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페로는 그러나 여전히 NAFTA는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무역정책」이라고 강변하고있다.그는 얼라이언스에 생기는 일자리들은 미국시장덕이지 NAFTA와는 관계없다고 주장한다.
이들 업체가 순전히 NAFTA때문에 얼라이언스로 이전하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페로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이들 중 페더럴 익스프레스와 산타페 철도는 사실 NAFTA가 아니더라도 이 지역에 새로운 거점이 필요했다.그러나 페로의 공단에 대한 상무부의 대외무역지대 지정으로 이들 회사가 이 곳에서 수출하는 상품이 관세인하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이들은 페로家 소유 공단에의 입주엔 멕시코와의 지리적인 근접성 외에 NAFTA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단의 일선경영을 맡고 있는 페로 2세는 이에 고무돼 공단안에 대대적으로 업무용 빌딩을 짓고 있다.지난 1월부터 내년 이맘때까지 지을 빌딩의 연면적은 1백75만 평방 피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로는 NAFTA와 관련,언론과 많은 정치인들이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NAFTA의출범으로 미국이 경제적인 수확을 거두고 있으며 자신의 가문이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李必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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