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출가하면 외인" 정선민, 친정 격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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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의 기둥 정선민은 연봉으로 1억5천만원을 받는다. 여자 농구선수 중 최고. 웬만한 선수의 세배는 된다.

그러나 국민은행 구단관계자들은 결코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 사람 몫을 확실히 해주니까. 골밑 선수지만 가드보다 많은 어시스트와 가로채기를 기록하고, 팀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올리는 선수 정선민이 국민은행에 4승째를 선물했다.

정선민은 1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신세계와의 겨울리그 중립경기에서 23득점.14리바운드.3어시스트에 3개의 가로채기를 곁들이는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다. 모두 팀내 최고 기록이었다.

국민은행은 62-58로 승리, 4승1패로 단독선두에 나섰고 지난 시즌까지 정선민이 몸담았던 신세계는 1승4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초반은 오히려 신세계의 분위기였다. 국민은행은 2쿼터 6분까지 21-24로 뒤졌다. 가드들이 정선민.나키아 샌포드(19득점.12리바운드)에게 넣어주는 패스가 부정확해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자 참다 못한 정선민이 외곽으로 나와 볼을 잡았다. 정선민이 골밑의 샌포드, 외곽의 김경희(10득점)에게 넘겨주는 패스가 척척 먹히면서 국민은행은 7분쯤 26-24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정선민쇼'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됐다. 52-59로 뒤진 신세계는 파울작전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파울작전에 맞선 선수는 역시 정선민이었다. 신세계는 임영희(7득점).장선형(13득점)이 연속 3점포를 꽂아 30초 전 58-60까지 추격, 역전승의 기대를 걸기도 했으나 종료 5초 전 정선민이 자유투 2개를 정확하게 꽂아 주저앉고 말았다. 정선민은 자유투 4개 중 3개를 성공시켰다.

신세계의 새로운 사령탑 김윤호 감독은 "슛이 워낙 좋은 선수인 데다 시야가 넓어 막기 힘들다. 파울을 해서 자유투를 내줘도 실패할 확률이 낮으니까 소속팀에서는 상대팀의 파울작전을 심하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선민을 칭찬했다.

현대는 강호 삼성생명을 79-70으로 꺾고 2승째(3패)를 거뒀으며 삼성생명은 2패째(3승)를 당해 공동2위로 내려앉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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