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교도소 61년 만에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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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영등포교도소가 3㎞ 떨어진 천왕동의 그린벨트 지역으로 2010년 12월까지 이전된다.

정성진 법무부 장관과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15일 '영등포 교정시설 이전 신축사업에 관한 합의각서'에 서명했다. 영등포교도소 시설이 낡아 재건축 필요성이 생기자 구로구청이 법무부에 교도소의 외곽 이전을 제안한 것이다.

현재 영등포교도소 주변으로는 12m 도로를 사이에 놓고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교도소 이전을 요구해 왔다. 구청 측도 교도소가 이전되면 구로구 중심부의 고척동과 개봉동 일대를 본격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로구청은 현 교도소 부지 10만652㎡를 법무부로부터 넘겨받고, 대신 천왕동 22만8100㎡를 이전 부지로 내놓게 된다.

현재 민간 소유인 천왕동 토지 매입비와 교정시설 이전.신축 비용 9500억여원은 한국토지공사가 부담한다. 구로구와 법무부가 천왕동 교정시설 신축과 이전 부지 복합개발 일괄사업 시행자로 올 4월 토지공사를 선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토지공사는 현 교도소 부지의 개발권을 보장받는다.

1949년 세워진 교도소는 당시 영등포구 구로리에 속해 '영등포교도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80년 구로구가 영등포구에서 분구를 하면서 영등포교도소는 구로구 소속이 됐지만 원래의 이름을 계속 써왔다.

교도소 이전 소식이 알려지자 영등포구 측은 조만간 법무부에 교도소 이름을 바꿔주도록 공식 요청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영등포교도소가 영등포구에 없는 데다 건물도 옮겨 새로 짓는 만큼 당연히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경기도 의왕시에 서울구치소가 있고, 서울소년원도 안양에 있는 만큼 기관명과 주소가 꼭 일치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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