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척추, 걷기로 바로잡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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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의 직장 여성 김 모 씨는 꽤 오랫동안 허리에 통증을 느끼며 살아왔다. 김 씨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서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평소 자세가 나빠 그런가 하는 생각만 막연히 했을 뿐이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허리의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주변에서 걸음걸이가 이상해 보인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어느 날 신발을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한쪽 굽만 유독 닳아 있기도 했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김씨는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측만증은 등 뒤에서 관찰했을 때 척추가 바르지 않고 옆으로 휘어진 증상을 말한다. 김 씨는 그 동안 척추측만증을 방치해 온 탓에 허리와 어깨에 내려앉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겪은 것이다.

의사의 이야기에 따르면 척추가 휜 정도가 10°이상이면 척추측만증으로 판정한다. 서있는 자세로 자신의 등이 구부려 있는지 확인해보면 척추측만증인지 확인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 환자들은 등의 한 쪽이 휘어져 불균형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외형적인 변화를 보고 발견할 때는 이미 척추 변화가 심하게 진행된 뒤여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씨도 이에 해당했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정확하게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질환인데, 뇌성마비나 근육 이영양증(근육이 점차 변성, 위축되어 가는 유전성 질환)등을 앓아도 나타날 수 있다.

김 씨는 평소 목을 쭉 빼고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편인데 이것이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의사는 김 씨에게 고개를 바로 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는 주의를 들었다. 김 씨는 척추측만증이 완치 가능한 질환인지 궁금했는데 운동 치료로도 거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안도했다.
척추측만증에 좋은 운동은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달리기 등인데, 이러한 운동들은 척추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도록 도와 휘어진 척추를 바로 잡게 한다. 의사는 직장 생활을 하느라 특별히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없는 김 씨에게 평상시 꾸준하게 걷기 운동만 해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성실하게 걷는 것만큼 바른 자세로 걷는 것 역시 중요한데, 우선 턱을 당기고 귀와 어깨가 일직선으로 만든다는 기분으로 걸어야 한다. 김 씨는 병원의 권유에 따라, 전신 거울에서 자신의 자세를 계속 바로 잡으며 바람직한 걷기 자세를 연습했다. 배를 당기고 허리를 편 다음, 키를 최대한 크게 한다는 기분으로 몸을 곧추 세웠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약간 힘을 빼 몸이 지나치게 경직되지 않고 편안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김 씨는 오늘도 척추도 바로 잡고, 건강도 바로 잡기를 바라며 하루 30분 이상씩 걷기 운동에 나서고 있다.

Tip 척추측만증 자가 진단법
1.바른 자세로 서있으면 어깨 높이가 다르다.
2.구두굽이 한쪽으로 닳아 있다.
2.바른 자세로 서 있으면 가슴이나 등이 굽어져 보인다.
3.등 뒤에서 잘 관찰해 보면 허리선이 달라 보인다.
(이 때 등을 약 90°정도 앞으로 굽혀 보면 척추가 휜 쪽이 튀어나온다.)

도움말=안재용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이종서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객원기자 정유진 yjin78@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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