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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한강’ 재개발 지역을 노려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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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24면

부동산 시장에 메가톤급 재료가 터졌다. 초미의 관심을 끌어온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지난 2일 선정된 것이다. 삼성물산과 국민연금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서부이촌동과 철도정비창 부지 56만 6800㎡의 땅에 2016년까지 금융·정보기술(IT)·관광을 세 축으로 하는 국제 비즈니스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엔 높이 620m, 152층 규모의 국내 최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6성급 호텔 2개, 20∼50층 높이의 주상복합 7개 동, 20∼70층 높이의 오피스 빌딩 12개 동 등이 들어선다.

‘용산 드림허브’ 투자 가치를 따져보니…

서울 부동산 판도 바뀐다=‘드림허브’로 이름 붙여진 이 복합단지는 4대문과 강남에 버금가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어 서울 전체의 부동산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입지조건 때문이다. 용산은 한강을 앞에 끼고 남산을 등에 업고 있다. 4대문 안은 물론 강남·여의도·상암동·뚝섬 등 신·구 도심이 모두 30분 이내 거리다. 교통망도 최고 수준이다. 서울역과 용산역, 지하철 1·4·6호선에 이어 신분당선 연장구간이 이 지역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가족공원, 미군기지가 이전된 뒤 만들어질 민족공원 등으로 인해 주변 환경도 쾌적해진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PB팀장은 “입지·교통·성장성 측면에서 용산은 최고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드림허브가 상대적으로 낙후돼온 지역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받는 지역은 경부선 철길과 한강로를 끼고 있는 서울역∼원효대교·한강대교 구간의 남북 축이다(지도 참조). 노후 단독·다세대 주택이 많아 재개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효창공원 역을 중심으로 한 효창·용문·신계동과 청파동 일부는 재개발 사업이 궤도에 올라 있다. 후암동과 동자·남영동도 재개발·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용산구는 서울역과 용산구청 사이에 있는 서계동과 청파동을 뉴타운으로 개발하기 위해 용역 발주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동서 축인 한강변은 상대적으로 개발 잠재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서부이촌동 동쪽으로 동부이촌동, 서쪽으로 공덕동이 각각 자리잡고 있어서다. 이들 지역은 이미 재건축·재개발이 상당 부분 완료돼 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개발할 땅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역이 되기는 힘들다.

문제는 시간과 돈=3.3㎡당 7405만원.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전체 부지의 63%를 차지하는 코레일 철도정비창 터(35만6492㎡)에 대해 제시한 땅값이다. 이 부지의 값만 해도 코레일이 당초 제시한 5조8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8조원에 달한다. 나머지 37%는 건교부·서울시 등 국·공유지와 일부 사유지(6만3171㎡)로 구성돼 있다. 정비창 터에 적용된 3.3㎡당 7405만원의 땅값을 전체 용지에 적용해도 땅값만 무려 12조70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사유지의 경우 보상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현재 드림허브 구역 안에는 대림·성원·중산·시범 등 1400여 가구의 아파트와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에 총 2193가구가 살고 있다. 이들은 우선협상사업자가 선정되자마자 아파트 외벽에 사업계획 취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드림허브가 완공된 뒤 주상복합 입주권이 주어지긴 하지만, 한강변에 있는 현 위치에 비해 재산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의 반대가 지속되면 보상가 상승은 물론 사업 자체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28조원에 달하는 사업규모를 고려하면 사업이 1년 지연되면 3조원에 달하는 기회손실이 생길 수 있다. 드림허브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일본 롯폰기 재개발도 이런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규모가 드림허브의 5분의 1 남짓한 규모인 10만㎡에 불과했지만 1980년 후반 사업 시작부터 완공까지 20년이 걸렸다.

구역 밖 재개발을 노려라=서부 이촌동 일대의 아파트값은 올 들어서만 이미 50% 가까이 올랐다. 재개발을 앞둔 대지 지분은 최고 두 배 이상 뛰었다. 드림허브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래선지 막상 사업자가 발표된 뒤에도 호가만 뛸 뿐 매매가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체들의 설명이다. 사업구역 내에선 거래도 얼어붙었다. 팔려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사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외지인의 경우 무주택자만 구청의 허가를 얻어 매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업구역 안보다는 인근의 재개발·재건축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리얼티랩 박상준 소장은 “드림허브 내의 사무실 공간이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반면 공급되는 아파트·주상복합 물량은 2200가구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 기존 거주자 몫”이라며 “용산전자상가 북쪽과 동쪽에서 공급될 새 집의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투자가치가 가장 높을 것으로 꼽히는 곳은 한강로 동쪽의 용산3가와 한강로5가 쪽이다. 국제빌딩과, 몇 년 전 청약광풍이 불었던 시티파크가 있는 곳이다. 현재 국제빌딩 근처를 중심으로 재개발이 진행돼 내년부터 주상복합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분양가는 시티파크 매매가와 비슷한 3.3㎡당 3500만원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지분은 평당 1억∼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다음으론 효창동과 신계·용문동을 중심으로 6개 지역의 재개발이 진행 중인 효창공원역 일대가 거론된다. 재개발 지분의 호가는 3.3㎡당 5000만원까지 올라갔지만 실거래가는 3000만∼4000만원이다. 서계동과 청파1동은 뉴타운 기대감까지 더해져 10평짜리 빌라가 평당 4000만∼5000만원을 호가한다. 뉴타운으로 지정될 경우 용적률 등에서 인센티브를 받고 중대형 평형의 비율도 높일 수 있다. 용산지역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알용산 홍장희 대표는 “서부 이촌동 인근, 특히 원효로 쪽이 많이 올랐지만 서계·청파동·효창동 등은 상대적으로 워낙 저평가돼 왔다”며 “수익률 면에선 한강로 동쪽보다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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