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후보, 국세청장에 청탁전화 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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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대출 등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김성래(金成來.여)전 썬앤문 그룹 부회장이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2002년 썬앤문 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을 감면받는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이 손영래 전 국세청장에게 직접 청탁 전화를 했다고 확신한다"는 진술을 했다.

金씨는 이날 孫전청장의 직권남용 등 혐의 사건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2002년 6월 초께 세무사 박종일씨가 '孫청장이 결심을 못하니 집권당의 盧후보가 孫청장에게 전화를 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문병욱 썬앤문 회장에게 이 같은 취지를 설명하고 盧후보에게 부탁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文회장이 나중에 '盧후보가 孫청장과 통화했다고 한다'고 확인해 주었고 본인도 알아본 결과 두사람의 통화 사실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金씨는 盧후보가 孫청장에게 부탁전화를 했을 때는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부산을 방문했을 무렵이라는 구체적 시기도 덧붙였다.

金씨는 "文회장이 당시 盧후보에게 부탁할 때는 추징세액이 70억~80억원 수준으로 얘기되고 있었는데 盧-孫 전화통화 이야기가 들린 뒤에는 국세청 洪모 과장이 '30억원 수준으로 청장에게 이야기해 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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