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라는 우리나라 중견 기업의 ‘표준’이다. 통계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2006년 기업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법인 가운데 종업원 50명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 기업 1만786개가 대상이다. 이는 통계청이 실시한 첫 기업활동 실태조사다.
조사 결과 기업들의 매출액은 늘면서 덩치는 커지고 있지만 이익은 줄었다. ‘살찐 약골’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155억원으로 전년보다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되레 5.7% 감소했다. 특히 수출업체가 많은 광업제조업의 영업이익이 많이(8.9%) 줄었다.
흑자 기업도 총 8603개로 전체의 81.4%로 축소됐다. 경상이익률이 4% 이상인 우량 기업(4426개)은 1년 동안 6% 줄어든 반면 경상이익률이 -4%를 밑도는 불량 기업(1401개)은 되레 11.3%나 늘었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임금이 많이 오른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약세 등으로 영업 비용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당 영업비용은 1088억원으로 전년보다 8.6% 많아졌고, 기업당 급여총액(114억원)과 지급이자(15억원)도 10% 가까이 불어났다.
기업들은 다른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겸업 업체는 1635개로 13.4%나 늘었고, 기업 셋 중 하나는 해외 시장에 진출했거나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응답했다. 3분의 2 이상의 기업이 연봉제를, 절반 이상이 성과급을 도입하는 등 서구식 급여 체계도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연세대 김정식(경제학) 교수는 “연구개발(R&D) 기업이 늘곤 있지만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며 “샌드위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라도 고급 기술을 확보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