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상>경쟁력 랭킹 有感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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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구 3백만도 안되는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일본과 독일등「헤비급」을 제치고 경쟁력랭킹 세계 2위라고 한다면 믿어질까.헤비급과 미들급 밴텀급을 두루 섞어 일렬로 순위를 매긴「세계경쟁력 랭킹」이 두고두고 화제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매년 발표하는「세계경쟁력보고서」는 지금까지 비교가 손쉬운 富國들을 대상으로 해왔다.94년 보고서는 제네바의 세계경제포럼과 공동으로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23개 선진국에다 18개 중진및 개도국을 포함시켜 같은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본 것이다.「덩치와 상관없이 한 국가나 기업이세계시장에서 다른 경쟁자와 맞서 비례적으로 富를 보다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이들의 경쟁력 개념이다.
국내경제력과 하부구조.경영수준.개방대응능력등 8개분야에 비교범주는「富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열망과 태도」등 3백81가지였고 세계 기업경영인 2천8백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곁들였다.중국과 러시아는 데이터부실로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결과는「異變」의 속출이다.미국이 8년만에 일본을 누르고 경쟁력 1위를 되찾은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은 못된다.일본이 싱가포르 다음으로 3위,독일이 홍콩다음으로 5위,선진 G7의 일원인이탈리아는 32위였다.
한국이 말레이시아나 칠레. 태국의 뒤로 밀려나 24위로 랭크된 것은 우리에겐 충격이다.세계은행은 이제 아시아를「8개 高實績 경제」와 그밖의 경제로 양분한다.일본과 한국.싱가포르.홍콩.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의 8개국중 한국 의 경쟁력은인도네시아 다음으로 꼴찌에서 두번째다.IMD측 보고서 작성자인토머스 블만교수는 『노임단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새로운 시장과 기술에 부단히 접근하며 자신을 적응시키고 변신시키는 국가적.기업적 능력이 경쟁력의 요체』임을 강조한다.
외국투자가에게 한국은 가장 매력없는 나라의 하나다.고기술 다국적기업의 직접투자는 아시아대륙에,그것도 중국과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투자의 動因또한 저임이 아니고 숙련노동력과 시장의 성장잠재력이다.「경쟁력 24위 」는 우리 경제주체들의 마음이 지금도 그만큼 닫혀있다는 대외적 반증이다.
〈本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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