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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추석 교통大亂을 피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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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 추석엔 자칫하면 사상 최악의 교통전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연휴가 나흘이나 되는데다 차량증가,인구의 도시집중 심화등의 요인까지 겹쳐 올 추석이동인구는 전국적으로 지난해 추석연휴때보다 7%가 많은 2천8백만명이나 될 것으로 예 상되기 때문이다.특히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인구는 12%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마다 귀성 교통난이 되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그동안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데 있으나 지금 그것을 따질 겨를은 없다.근본대책의 마련은 이제부터라도 해야할 일이긴하나 설사 투자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해도 최소한 수년이 걸릴 일이기 때문이다.당장 시급한 문제는 응급대책이라도 치밀하게 세워 이번 귀성길이 「大亂」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그 응급대책은 정부쪽에서 해야할 일과 시민쪽에서 해야할 일로 나눠진다.
정부쪽에서는 첫째로 이번 추석연휴때만큼은 버스전용차선제가 철저히 지켜지도록 지도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그동안 시범적으로실시된 버스전용차선제는 실패했다.승용차운전자들이 협조하지 않은것이 근본원인이지만 당국의 지도와 단속도 철저 하지 못했다.이번에는 지도및 단속요원을 대폭 늘려 버스전용차선에 끼어드는 차량은 모조리 적발해야 한다.
둘째로 고속버스의 증차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시민들이 전세버스를 쉽게 활용할수 있게 해줘야 한다.버스전용차선을 설정해 놓고정작 이용하려 해도 이용할 버스가 없다면 도로만 낭비하는 꼴이되고 만다.전세버스에 관한 각종 법규에 얽매이 지 말고 귀성기간에는 융통성을 발휘해 버스가 빠른 대체교통수단으로 활용 되어야 승용차이용이 자제될 것이다.
셋째로 귀성기간엔 통행료를 면제하거나 통행권 예매제를 실시할것을 제안한다.도로공사로서는 귀성기간의 통행료수입을 잃고 싶지않겠지만 통행료를 지불하느라 정체되는 시간과 그에 따른 경제적손실을 생각할 때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통행 료를 안받는 쪽이오히려 이익일 것이다.아니면 기차표를 예매하듯 통행권도 여행사등을 통해 미리 팔면 예매된만큼 통행권을 사느라 걸리는 시간이줄어들 것이다.
시민쪽에선 귀성을 아예 안하는 쪽으로도 생각해봐야 한다.사실근년의 귀성대이동 풍습은 사회분위기가 촉발한 측면도 있다.고향안가는 사람은「민족반역자」쯤으로 여겨질만큼 매스컴에서 몰아대니너도 나도 귀성에 나서는 것이다.지난날엔 그 렇지는 않았다.장남이 아니면 자기 집에서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더 많았다.자녀들에게 고향을 보여줄 기회는 방학 때도 있지 않은가.
아울러 귀성기간에는 지방나들이도 좀 자제하자.꼭 지방에 가서놀아야 하나.귀성객과 놀이객이 합치니까「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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