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지지 15%" 묻자 "일어나지 않을 일인데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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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31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대선 필승 결의대회에서 선장 옷차림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31일 부산 방문 길에 조찬.오찬을 불교계 인사들과 했다. 롯데호텔 조찬엔 전 범어사 주지 홍교 스님, 법연원 주지 조연 스님, 여여선원 주지 정여 스님이 함께했다. 당 소속 권철현.정의화.엄호성.주호영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배석했다. 기독교 장로인 이 후보의 '불심(佛心) 잡기' 행보였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중동에 가 보니 종교 간의 전쟁만큼 무서운 것이 없더라. 우리나라와 같이 종교에 서로 관용적인 나라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부부는 남편이 기독교, 아내가 불교인데 한 주는 교회에 가고 한 주는 절에 간다더라"는 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스님들이 "문화재 관리와 전통사찰 건축물 규제 문제 등 불교계 현안에 대한 입장과 정책을 빨리 확정해 달라"고 주문하자 "옛날에 10명, 20명 살던 절간이 지금은 연 10만 명, 20만 명 오는 절이 되었는데 화장실도 못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주호영 후보비서실 부실장이 전했다.

이 후보는 오찬 때 부산 금정호텔로 지역 불교신도회 관계자 3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 겸 식사를 했다. 이에 앞서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한국노총 부산지부를 방문한 자리에선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민영화하겠지만, 전기.가스.수도 등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산업은 민영화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모와 음해로 정권 못잡은 이회창"=이 후보는 오후 금정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 성공 대장정-부산 대회'에서 "말을 잘해 국민을 현혹시켜 표를 얻겠다는 구식 정치는 버려야 한다"며 "많은 약속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연설 중 이회창 전 총재를 두 차례나 언급했다. "이 전 총재가 음모와 음해로 인해 우리가 정권 잡을 기회를 놓쳤다" "한나라당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준 박관용 전 국회부의장, 박근혜 전 대표와 모든 당직자, 이 전 총재까지 포함해 우리 모두 정권교체를 위해 힘 모아 나가길 바란다"고 말한 것이다.

또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15% 안팎으로 나왔다"는 기자들의 전언에 이 후보는 "일어나지 않을 일까지 넣고 그러느냐"고 반문했다.

부산=이종찬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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