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한국 남성들은 보수적인지 정장 스타일 무겁고 엄격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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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의 디자이너들에겐 국경이 없다. 그들은 전 세계의 패션을 디자인한다. 국내 신사복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에서 13년째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는 알만도 브랑카텔리(70·사진)도 그중 하나다. 남성 정장 디자이너인 그는 자기 이름을 내건 브랜드는 없다. 50년 가까이 미국과 유럽, 한국의 기성복 회사에 디자인을 대주는 일을 해왔다. 매년 한 차례씩 방문하는 그를 만나 한국의 남성 패션 경향과 한국 패션 산업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한국 남성 정장의 특징은.

“대부분 남성들이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스타일이 엄격하고, 색감이 무거워 재미가 덜한 것 같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또 서구보다 더 화려해 의아하기도 하다.”

-한국 패션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패션은 자동차나 전자제품과는 다른 것 같다. 지역에 따라 체형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 패션에 앞서 섬유산업을 키워야 하고, 세계인의 트렌드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탈리아 패션의 강점은.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디자이너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줄 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패션 발전의 저력은 독창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성에 있다. 디자이너 한 명 한 명이 표현해 내는 독창성이 어우러져 큰 트렌드를 이루는 것이다.”

-예쁜 것을 보면 모방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나.

“우리는 각자가 표현하고 보여주고 싶은 게 더 많다. 남의 것을 베끼는 게 더 어렵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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