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아파트 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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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 가고 있다.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면서 1년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가격도 약보합세다.

3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전국의 아파트 거래는 8월(3만2854건)보다 9.8%나 줄어든 2만9612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지난달 추석 연휴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10월 거래량(6만5436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인천·광주·경기 3개 시·도만 전달보다 늘었을 뿐 나머지 시·도는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거래량은 445건으로 지난해 10월(3036건)의 7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부동산 연구실장은 “청약 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주택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외면하고 값싼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면서 아파트 가격도 약보합세다. 서울 개포동 주공 1단지 전용 면적 45㎡(5층)은 9월에 각각 7억6000만원, 7억7800만원에 거래돼 7월(7억8300만원)보다는 다소 낮고 8월(7억5000만원)보다는 소폭 올랐다.

아파트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반대로 공급은 쏟아지면서 미분양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한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연말까지 20만 가구가량 나올 것으로 예정이다. 여기에 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설 규제 완화 같은 정부의 공급 대책에 따라 최근 아파트 외에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에서만 3만3615가구의 주택이 인·허가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늘어난 것으로 올 들어 월별로는 최대다. 8월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9만1714가구로 지난해 12월보다 20% 이상 늘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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