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꿀벌의 선물 프로폴리스 신비 벗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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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꿀벌이 인간에게 선사한 네 가지 건강 성분(꿀·프로폴리스·꽃가루·로열 젤리) 중 가장 약효가 뛰어나다는 프로폴리스. 25∼26일 대덕R&D특구에선 바이오프로폴리스연구회(회장 이승완)가 주최한 ‘제1회 세계 프로폴리스 사이언스 포럼(WPSF)’이 열렸다. 프로폴리스의 효능을 재조명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목적.

프로폴리스는 식물의 껍질·잎 등에서 나오는 수액과 벌꿀의 타액이 혼합된 물질. 꿀벌은 이를 벌집 틈새에 발라 세균이나 다른 곤충의 침입을 막는다. 이번 포럼에선 프로폴리스의 기존 항생·항균·항산화 효과 외에도 다양한 약성이 발표돼 흥미를 끌었다.

독일 스테판 스탄가슈 박사(독일 봉요법학회장)는 “프로폴리스는 270여 종의 물질로 구성돼 지금까지 70여 가지의 효능을 자랑한다”며 “최근 들어 수퍼박테리아로 불리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 에이즈, 위·십이지장궤양, 화상·상처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고 말했다.

독일 보쿰의대 데이비드 디아즈- 카르발로 교수는 항암제로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프로폴리스에서 플루케네티오네라는 물질을 분리, 이를 시험관에서 대장암세포에 투입한 결과 암세포 증식이 멈췄다는 것. 특히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등 암의 성장을 돕는 기능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중국 농업과학원 양봉연구소 치위 장 교수는 “프로폴리스에서 18가지 성분을 추출해 5가지 구강질환균에 대한 항균실험을 했다”며 “충치를 일으키는 스트렙토코코스 뮤탄스 등 세균 활동이 줄어들 뿐 아니라 치태 형성도 억제됐다”고 말했다.

천연항생제로서의 상업적 가치도 논의됐다.

강원대 수의학부 권명상 교수는 대장균에 감염돼 설사를 하는 돼지와 송아지에 하루 3회 프로폴리스 150㎎을 투입, 시간대별로 대변에 섞인 균을 검출했다. 그 결과 프로폴리스와 항생제 투여군은 각각 동일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 설사가 멎는 효과를 보였다.

권 교수는 “항생제를 쓰지 않는 청정 축산물을 위해 프로폴리스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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