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빨리 노화-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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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나라 아파트의 수명은 건설부가 자재및 시공도등을 감안해 정한 기준보다도 훨씬 빨리 노후화돼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70년대부터 지난해말까지 준공된 8백89개 단지를 대상으로 건물수선시기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급배수설비의 경우 준공후 평균 5.7년이 흐른 시점부터 1차 개수공사를 시행하고 있어 건설부의 공동주택 수선 시기 기준인 12년(배수펌프)~25년(배변관)보다 평균 12.8년이나 빨리노후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 참조〉 이와함께 5년(배수로및 맨홀)~30년(아연도금 철망울타리)으로 기준이 정해진 옥외 부대설비는 6년후부터 수선사항이 발생,건설부 기준보다 평균 11.5년 빨리 노후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가스설비는 6.4년이 앞선 7.6년이 경과하면 부분적으로 교체 또는 수리를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및 급탕설비공사도 건설부 기준보다 5.5년이 앞선 준공 6.5년만 지나면 노후화가 시작되고 중요한 공종인 방수공사도 정부기준 1.8년 먼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아파트의 노후화 속도는 일본등 선진국에 비하면 2배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나라의 경우 지붕방수 공종(아스팔트 방수기준)의 부분수리 기준년수는 8년으로 돼있으나일본건축학회 표준은 이보다 7년이 긴 15년으로 돼 있다.
국내아파트의 노후화 속도가 이처럼 빨리 나타나는 것은 우선 공동주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다 기준 미달 자재등을사용한 부실시공과 설계부실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관련,건설기술연구원 任相敦선임연구원은『입주민들이 재건축에따른 재산증식을 노려 노후화를 부추기는 경향까지 있다』며『무분별한 재건축을 방지해 국가재원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말했다. 〈崔永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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