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서장훈 부활 20달 만에 모비스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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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KCC가 25일 전주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모비스를 85-81로 꺾었다.

때론 아는 사람이 더 독하고 무섭다. KCC와 모비스의 관계가 그렇다. KCC는 전통의 명팀인 현대전자의 계승자이며 모비스는 과거 기아자동차지만 이젠 범현대가에 속해 있다. 두 팀은 형제 구단인 만큼 사이도 좋았다. 2004년 초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모비스는 비난을 무릅쓰고 우승을 다투던 KCC에 당시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던 바셋을 빌려줬다. KCC는 그 덕에 삼보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그러나 요즘 관계는 서먹하다. KCC는 모비스에 7연패했다. KCC가 모비스에 마지막 이긴 때가 지난해 2월 22일이다. 무려 20개월 동안 지기만 했다. 그동안은 KCC를 상대할 때 모비스가 더 독을 품고 나오는 것 같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현역 시절 함께 뛰었던 KCC 허재 감독에게 경쟁심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해 부쩍 많아진 허재 감독의 흰 머리는 모비스가 준 스트레스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KCC가 모비스를 혼내줬다. KCC엔 서장훈(사진)이 가세했고 모비스엔 반대로 양동근과 크리스 윌리엄스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높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서장훈(13득점·10리바운드)과 브랜든 크럼프(26득점), 제이슨 로빈슨(15득점)의 트리플 타워가 모비스 골밑을 동시에 두들겼다. KCC는 1쿼터 리바운드 수에서 11-6으로 앞섰다. 이적 후 두 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주전 가드 임재현도 살아났다. 임재현은 1쿼터 8분여 3점 슛을 터뜨려 올 시즌 첫 득점을 기록한 후 코트를 휘저었고, 2쿼터 한때 점수차가 최고 24점까지 벌어졌다.

모비스는 4쿼터 6분쯤 73-78로 5점 차까지 쫓아갔지만 KCC가 골밑을 계속 뚫자 더 버티지 못했다.

 모비스의 신인 함지훈은 서장훈을 앞에 두고 15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했지만 KCC의 높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성호준·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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