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 한류 스타들 '나눔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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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밥차’ 희망원정대 캄보디아 나눔 봉사. 트로트 가수 유승혁씨가 안고 있는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발가락이 없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사진작가 김영길씨 제공]

양팔에 장애를 갖고 있는 개구쟁이 서멋(6)이 탈춤을 추듯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왼쪽 다리가 없는 로넷(37)이 그 옆에서 기우뚱거리며 목발을 짚고 깡총거렸다. 둘러선 관객들이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

1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국립문화센터 야외공연장. 한국의 연예인들로 구성된 사랑의 밥차(회장 영화배우 정준호)와 한국절단장애인협회가 공동으로 만든 봉사단체 희망원정대가 마련한 '희망나눔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공연장에는 내전과 지뢰 사고로 팔.다리를 잃은 장애인과 가족 1500여 명이 모였다. 그들은 공연 도중 한국 연예인들과 어울려 막춤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했다. 공연 전날 도착해 비좁은 트럭에서 밤을 새웠다는 터엇(32)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콘서트"라며 "나도 노래 한 곡 뽑고 싶을 정도로 흥겹다"고 말했다. 공연장에 나온 장애인들에게는 1500명 분의 의류.신발.학용품이 전달됐다.

연예인 20명과 절단 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희망원정대는 다음날 '사랑의 집짓기' 봉사 활동에 나섰다. 프놈펜에서 비포장도로를 3시간 달려 도착한 썸어라옹 마을. 뽀우프렁(9)의 30년 된 집을 부수는 데는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새 목재로 집 짓는 것을 처음 보는 듯 마을 주민들이 마냥 신기해했다. 다음날 지붕이 덮여지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5명의 가족이 편히 지낼 수 있는 새 보금자리가 완성된 것이다. 뽀우프렁의 어머니는 "자식들이 편하게 잘 수 있게 돼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희망원정대가 이 마을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준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지난해 희망원정대가 지어준 집에 살고 있는 몬핀(26)은 다시 찾아온 봉사단 앞에서 감사 편지를 읽어 내려가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다시 찾아오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준 한국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일에는 프놈펜 외곽에 희망원정대가 지원하는 '사랑의 밥차-희망.나눔센터'가 문을 열었다. 캄보디아 장애인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현지 봉사 활동 거점이다. 3층짜리 120평 규모의 센터에선 한국어. IT 교육과 함께 한국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센터장을 맡은 한국절단장애인협회 회원 박정권(28)씨는 "장애인 자녀 등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여공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부터 6박7일간 봉사 활동을 하는 동안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희망원정대에 감사장을 보내왔다. 현지 TV방송이 현장취재를 나오기도 했다. ㈜새날과 코오롱스포츠가 희망원정대 봉사활동을 후원했다.

프놈펜=최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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