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김정일타도 전단 어떤의미-조직적 反金활동 아닌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平壤 외국공관단지에 등장한「金正日타도」 전단이 한때 내외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으나 조직적인 反金활동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유력해지고 있다.
○…전단살포에 대해 일본.독일등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미국.러시아등은 여전히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러시아 통신은『평양 외교관들은 대체로 한국의 보도에 회의적』이라면서 만약 1~2장의 전단이 발견됐다면 한국에서 기구를 통해 보낸 선전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몰아붙였다.
美국무부도『현단계에서 金正日이 평양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음을시사하는 어떤 정보도 없다』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전단살포에 대한 의문을 제기.
○…정부내에도 전단살포가 갖는 의미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청와대와 통일원 일부에서는 최근 북한 중앙방송을 통해 방송된 음모가.야심가에 대한 경고등과 연결시켜『권력승계과정의 이상징후로 평양에서 모종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원.외무부는 전단이 대량으로 뿌려졌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특별히 조직화된 세력도 나타나지 않고 있어 큰 의미가 없는「돌출 사건」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외무부는 관계자들은 오히려 정보제공자로 獨逸이 거론되자 앞으로 빚어질 외교적 손실과 정보수집의 어려움을 들며 크게 낭패하는 분위기.
외무부 한 당국자는『그렇지 않아도 독일이 경부고속철도 선정에서 탈락돼 껄그러운 감정이 해소되지 않았던 터에 사실여부를 떠나 언론에 자꾸 독일이 올라 곤혹스럽기 그지없다』고 고충을 토로. ○…외무부 한관계자는『평양주재 한 외국공관에서 본국정부에긴급 보고한 것을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정부가 비공식 통보 받았다』고 정보 입수경위를 설명했다.
한국시간으로 22일 밤 유럽의 우리공관에 주재국 외무부로부터보안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주문과 함께 平壤 외교단지에 金正日을 타도하자는 내용의 유인물이 돌려졌다는 정보가 전달됐다는 것. 공관측은 즉시 이 사실을 외무부에 비밀전문으로 보고했고,외무부는 23일 해당 공관에 全文입수를 지시하는 한편 平壤과 서울 공동수교국에 全文을 넘겨달라고 협조를 구했지만 23일 오후「유인물 살포」기사가 터져 나와 이같은 노력은 수포 로 돌아갔다고 한다.
〈崔相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