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국제 금값은 달러로 표시 투자 땐 환헤지 꼭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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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최근 국제 금 가격이 1980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인 1온스(31.1g)당 772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은 올 들어서만 15%가량 올랐다. 투자자의 관심이 금으로 쏠리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많이 올랐으니 언젠가는 가격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게 불안 요인이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의 유유정(사진) 과장은 “단기적으론 가격의 부침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금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도 흔치 않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은행 처음으로 신한은행이 2003년 말 골드뱅킹을 도입할 때부터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금 박사’로 통하며 각종 금 관련 재테크 강의도 많이 했다. 그런 그가 금 투자를 자신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

“경제발전과 함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중국·인도·러시아와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중동국가 사람들이 계속 금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그들의 돈줄이 마르지 않는 한 금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얘기죠.”

물론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우려, 투기적 수요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이런 요인들이 사라진다 할지라도 수요와 공급의 논리만으로도 금값은 오를 것이란 얘기다.

그는 “금의 장점은 시장이 불안할 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데 있다”며 “수익률이 주식이나 부동산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위험을 분산한다는 차원에서 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금을 직접 사고파는 방법과 국제 골드지수 등에 연동되는 금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에 가면 골드바 형태의 금을 살 수 있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적립’ 상품은 적립금만큼 금을 사지만 실물을 주고받지 않고 통장에 금 보유 잔고만 기록되는 형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골드지수에 연동되는 정기예금 형태의 상품을 내놨고, 일부 자산운용사는 해외 금 펀드를 들여와 팔고 있다.

유 과장이 강조하는 금 투자 시 유의사항.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금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하락하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지요. 따라서 해외 펀드와 마찬가지로 금에 투자할 땐 환율 하락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꼭 선물환 계약을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금 가격도 오르고 환율도 오른다면 금상첨화지만 ‘신도 모른다’는 환율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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