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모금회에 949억 쌓여…6%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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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강사가 10년이 넘게 수입의 일부를 쪼개거나 유명 작가가 상당액의 인세를 쾌척하는 등 올해 연말연시 불우이옷돕기 성금 모금에도 훈훈한 정이 넘쳤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골프연습장 세미프로골퍼 박병준(38)씨. 그는 골프 연습생 생활을 하다 1993년 세미프로가 됐다.

이때부터 수입이 생기자 개인 레슨비(월 13만~15만원)에서 1만원씩 떼 매년 2백만~3백만원의 성금을 내왔다. 93~96년에는 중앙일보를 비롯한 언론사에, 97년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레슨을 받는 손님이 한 달에 15~16명꼴로 꾸준히 유지돼 오다 지난해 8월 이후에는 불경기 탓인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때문에 월 수입이 1백만원에도 채 못 미치게 됐지만 '1만원 기부'원칙은 지켰다. 금액이 1백72만원으로 줄긴 했지만 올해도 거르지 않은 것이다. 그는 17평짜리 아파트에서 부인과 살고 있다.

朴씨는 지난달 30일 결국 골프연습장을 그만두면서 실직자가 됐다. 그는 "일자리가 생겨야 올해 연말에 성금을 낼 수 있을 텐데…"라면서 "남을 돕는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주영씨도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의 인세 수입금 1억4천만원을 내놨다. 저시력연대 회원들이 1백만원을, 서울 소망교회가 4천9백만원을 보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까지 두 달간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을 벌여 9백49억원을 모금했다고 5일 밝혔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6% 늘었다. 삼성그룹이 5년 연속 1백억원을, 현대자동차그룹이 70억원을 내놨다. 경남도개발공사가 개발이익금 20억원을 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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