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권개발계획>中.항구 재창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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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부산은 동남경제권의 중추도시로 우리나라 수출경제의 전진기지다.그러나 70년대 후반부터 부산은 용지.주택.교통등 주요 도시기반시설이 모두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게 됐고,기반경제 또한 사양화돼 자생력을 서서히 잃어왔다.그런데도 건 설부는 제2차 국토종합개발계획(1982~1991)에서 부산시를「성장관리도시」로 묶은 적이 있다.수도권과 같이 過密이 문제니 성장을 의도적으로 억제하자는 정책이었지만 몇년 못가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수정계획에서 부산은 대구.울산.마 산권을 포괄하는 동남부經濟圈의 중심도시로 기능이 확대됐고 바로 東南圈開發計劃을 수립,녹산.신호.명지 단지 등 대형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제3차 국토계획에서도 부산을 살리려는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돼있지 않다.부산의 인구.자동차는 계속 늘고 주택보급률은 60%도 안되며 시내에는 가용토지가 고갈됐으니 해결방안으로 그린벨트를 건너 양산.김해 등지만 자꾸 개발하는 계획만 量産되고 있으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지금까지 수도권이 범한 오류를 부산도 답습하는 것 같고,또 그런 정도로 부산을 21세기의 국제교역도시로 만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부산의 살길은 어디에 있는가.과거에도 그랬듯이 21세기에도 길은 역시 港口에 있다.다만 港의 종류만 달라졌을 뿐이다.1,2차산업 화물을 따라 사람이 모이던 시대에는 海港이 중추가 되지만 나라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지면 空港이 사람 과 화물을 모은다.고속이동이 중요해지고 3차산업과 소량고가화물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21세기는「제3의 물결」시대다.당연히 정보가 사람을 모은다.
情報港(텔레포트)이 등장,海港.空港과 함께 미래 국제교역도시를가꾸는 시대인 것이다.따라서 人流.物流가 함께 가능한 신항만.
해상신공항이 계획되고 있는 부산에 정보港이 들어 서는 것은 지역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선택이다.즉 21세기에는 인적.물적,그리고 정보의 교류가 24시간동안 가능한 도시만산다.여기에 정보港은 필수시설이다.
부산 텔레포트의 구체적인 위치로 水營灣이 부상하고 있다.즉 용호~광안리~수영비행장~해운대에 산재한 문화.방송.스포츠.레저기능을 한데 묶는 지능연담도시(인텔리전트 베이)를 정보港의 헤드포트로 활용하고 가덕항.강서지역 등에는 분국을 설치,부산권 전체를 첨단정보망으로 엮는 계획이다.그렇게 되면 정보港 주변에부가가치가 높은 금융.유통.정보서비스 산업이 모이게 되고 따라서 부산의 도시구조는 자연히 바뀔 수 있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부산은 이 정도로는 불충분한 지역이다.우선 도심과 항만지역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새로운 골격 형성이 가능해진다.그래서 內港 전체를 넓게 매립해 도심을 넓히는 방안을 일부 전문가들이 제안하고 있다.새로 조성된 부지에 정보港 헤드포트를 건설하면 정보항.해항.공항.고속전철역,그리고 기존도심이 더욱 효율적으로 묶인다.미국 볼티모어의 부두 재활성화 프로젝트,일본의「미나토 미라이 21」등 다른나라의 例는 많다.이를 참고해 부산을 아주 쾌적한 해상도시로 재탄생시 켜야 한다.물과 연결된 곳이 많은,그래서 시민이 항상 물과 함께 살 수 있는 새로운 공간 창조는 결코 꿈이 아니다.재원도 사업기간도 부산시가 추진하던「해상신도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유리하다.지금까지갖가지 노력이 허사였던 부산의 탈바꿈을 한번 과감히 추진해 봄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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