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르완다돕기 2천만원 기탁 원불교 박청수 교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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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르완다어린이들이 제 옷을 거머쥐고 간절히 애원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곤 합니다.그들의 그 손길을 뿌리치면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데 어찌 돕지 않을수 있겠어요.』 9일 오후2시30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총재 玄勝鍾)에 아프리카 내전국 르완다를 돕는 성금 2천만원을 기탁한 원불교 강남교당 朴淸秀교무(57).최근 中央日報(8월2일자 베르토라소 유니세프 부총재 인터뷰등)에 실린 르완다의 비극적인 참상에 관한 기사를 본 이후 그들을 죽음으로부터 구출해내야한다는책임감(?)에 열병을 앓았다는 그는『성금을 전달하고 나니 빚을갚은 듯하다』며 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2천만원의 성금은 어느 특정인이 뭉칫돈을 낸게 아니라 3~4살짜리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모은 6천원부터 非원불교도들의 성금까지 수백명이 정성스레 모은것입니다.』 단돈 5백원만 있으면 15명의 르완다 어린이에게 결핵접종을,10명에게 디프테리아 예방주사를 놓을수있다며 간절히 호소하는 朴교무가 국내외의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79년부터 성나자로마을 나환자돕기를 시작으로 맹인가족과 소년소녀가장을 지원해왔고,지난 92년엔 히말라야 라닥지방에 학교를 짓고 문맹속에 살아가는 인도어린이 교육과 베트남난민지원,아프리카 의약품지원등의 노력을 해왔다.때문에 朴교무는 깨알같은글씨로 수백명의 후원자 이름을 적은 십여개의 수첩을 갖고 있고,원불교 강남교도들은 아예 기금함을 교당에 두고 평소 朴교무의이웃돕기 사랑 실천을 위한 기금을 미리 준비해둘 정도.
17일 스위스에서「위기속의 지역」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 도덕재무장 대회에 특별인사로 초청된 朴교무는 캄보디아의 대립.갈등하는 여러 정파가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논의하는「평화원탁회의」에 참가할 예정.이는 朴교무가 90년부터 7만달러 를 지원해 왔고,그중 일부가 이번 평화원탁회의의 기금으로 이용됐기 때문이다. 전주여고를 졸업한 朴교무는 지난 56년 출가했으며 원광대에서 원불교학,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학을 전공했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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