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있는일터>趙亮鎬 대한항공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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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자동차 구조를 잘 알아야 자동차 운전을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자기의 일과 관련시켜 그 이용방법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컴퓨터에 익숙하게 됩니다.』 60년대 후반 미국 유학시절 컴퓨터를 처음 대했을 때 그 신기함에 흠뻑 빠졌다는 大韓항공 趙亮鎬사장(45)은 컴퓨터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피력했다.趙사장은 자신이 대한항공의 전산부서를 맡은 적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회사내 전산 업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그는 10여년 전부터 예약.발권.운송업무와 여행정보등을 온라인으로 구축하는등 전산화에 앞장섰고 당시로는 만만치 않은 물량인 PC 1천대를 한꺼번에 구입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미국등 해외출장때 반드시 컴퓨터 매장에 들러 소프트웨어등을구입해 중요한 것은 전산부서의 검토를 거쳐 회사업무에 반영하고있다』는 趙사장은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PC를 통해 韓進그룹 통합전산망인「토파스」나 「하나로」를 이용,회사 업무를 파악한다. 그는 퇴근후 집에서도 컴퓨터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하루 평균 2시간정도 회사와 연결된 전용회선을 통해 컴퓨터로 회사일을점검하거나 CD롬을 이용,자녀들의 공부를 돌봐주기도 한다.
항공회사 최고경영자답게 틈틈이 항공관련 시뮬레이션(모의)게임을 통해 각종 신형 항공기와 군사무기에 관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해외출장이 잦은 그로서는 노트북 컴퓨터가 필수휴대품이다.세계 각국 어디서나 노트북으로 그룹의 전산망에 접속,회사업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임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린다.
趙사장의 이러한 집무스타일 때문에 임원들을 비롯,大韓항공의 全직원이 컴퓨터를 배우지 않고는 업무수행이 곤란할 정도다.
현재 大韓항공은 전세계 60여개국의 1만2천여대 컴퓨터를 하나로 연결,각종 운항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민항사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한글 컴퓨터예약시스템(CRS)「토파스」를 개발,보급해 외국 선진항공사들이 우리시장을 넘보기 어렵게 했다.
〈李炯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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