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정맥류 외음부에도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다리에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온 하지 정맥류, 보기에도 좋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정맥류가 뇌혈관이나 항문, 심지어 외음부에도 생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둘째를 임신한 주부 한유경(36.가명)씨는 첫째보다 둘째를 임신한 지금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외음부가 심하게 혈관이 부풀어 올라 오래 서있게 되면 자궁 쪽이 무거우면서 기분이 안 좋은 무지룩한 느낌이 들기 때문.

사실 첫째를 임신했을 때도 이 보다 증상은 덜했지만 비슷한 증상이 있었다. 하지만 출산 이후 증상이 사라져 따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또 다시 이런 증상이 나타나 당황스럽다고 말한다.

임신을 하고 난 다음 자궁 아래로 쏠리는 듯한 느낌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는 여성들이 의외로 적지 않은데 이는 외음부 정맥류일 가능성이 높다.

◇선천적으로 혈관 약한 여성 조심

외음부 정맥류란 여성의 외음부에 발생한 정맥류를 일컫는다. 대개 하지 정맥류 환자들에게서 증상이 나타난다. 발생빈도는 여성 하지 정맥류 환자 중 약 5% 비율.

특히 외음부 정맥류는 임신을 한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중론이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임신을 하게 되면 대부분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일부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한 여성들에게서 외음부 정맥류 증상이 나타난다"고 전한다.

또 임신 중의 여성호르몬(프로게스테론, 에스트로겐)이 작용, 정맥류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임신자체가 원인이기보다는 임신에 따른 여성호르몬 변화의 영향인 것으로도 본다.

이런 외음부 정맥류는 대개 임신을 했을 때 발생하고 임신 중에 아주 심해지다가 출산 후 6주가 지나면 점차 사라지는 것이 특징.

증상은 원인 모르게 외음부가 무지근한 느낌이 들고 허리가 아프다. 더불어 겉으로 봤을 때 라면 면발처럼 꼬불거리는 모양을 하고 있을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치료 제대로 받아야 재발 안돼

임신 중 외음부 정맥류를 발견해도 대부분 출산 후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지만 손가락 굵기 이상으로 심할 경우는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SK성형외과 심영기원장은 "외견상 심하게 정맥이 튀어나온 경우 음부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부부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는 스타킹을 통해 정맥류가 진행되거나 악화되는 것을 예방해주다가 출산 후 아기가 백일 정도 됐을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치료는 초음파 유도 혈관 경화요법, 레이저, 정맥절제술 등이 있다.

심영기원장은 "출산 후 증상이 사라진다고 해도 다음 임신 때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미리 치료를 받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