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對美정책 일단 관망 북미회담 美측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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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金日成 死後 처음으로 오는 5일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北-美 3단계고위급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 로버트 갈루치 美국무부북한담당차관보는 2일 제네바회담에서 전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전면타결은 기대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 다.
미국측이 이처럼 회담 시작전부터 소극적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권력장악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金正日의 對美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바 없어 관망하는 입장인데다▲지난달 8일 회담에서 북한측이 밝혔던 종전의 입장과 얼마나 다 른 태도를 이번 회담에서 보일지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번 제네바회담에서 북한측이 먼저 기조연설을 하게 돼 있는 것은 북한측이 어느정도 지난달 입장에서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이번 회담의 관건은 북한측이 핵문제에서 어떤 접근방식을 보일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제네바회담에서 먼저 북한측이 기조연설을 했었기 때문에 만일 기본적 태도에서 변화가 없다면 이번 속개형식의 회담에서는 미국측의 입장을 먼저 듣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지적,북한측이 먼저 기조연설을 한다는 것은 김정일이 전 번과 다른 입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갈루치차관보는 2일 브리핑에서 북한핵해결은 미신고 2개시설에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과 寧邊원자로에서 인출한 사용핵연료봉의 재처리금지등 핵개발동결이 전제조건이라는 종전의 미국입장을 재확인했다.
갈루치차관보가 이날 미국의 입장을 밝히면서 종전과 달리 확신에 찬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주목되고 있다.
미국정부가 이번 제네바회담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이번 회담이 김일성 사망후 북한 김정일의 대외정책기조를 엿볼수있는 첫 계기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나 미국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김정일의 對美정책을 두고 확고한 입장을 표명하기어려운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네바회담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일 안건은 북한의 사용핵연료봉에 대한 재처리 시기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지난번 인출한 사용 핵연료봉이 냉각수조에 보관되고 있으나 기술적 이유로 빠르면 이달말께 재처리작업이 시작돼야 한다고 미국측에 통보해놓고 있다.
미국측은 이에 대해 당초 약속대로 이의 재처리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냉각수조 보관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기술지원도 검토 북한측이 이번 제네바회담에서 사용핵연료봉 재처리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강행과 양보의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는 바로 김정일의 對美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제네바회담은 북한핵문제 해결 자체보다 김정일의 대외정책윤곽을 파악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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