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어디로가나>4.산업정책-외국의 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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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신규진입 제한과 독과점 철폐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일찍이 논란이 됐던 산업정책의 한 가닥이었다.
◇일본=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혼다의 자동차시장 참여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50년대 초부터 원동기와 오토바이를 생산하던 혼다는 60년 초 자동차산업에 뛰어들려다 통산성의 제동에 부닥쳤다.통산성은 당시 10개였던 일본 자동차업체가 내수규모(25만대)에 비춰 많다며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합병해 3개 정도로 만들려고 했다.
통산성은 과당경쟁 방지를 명분으로 4륜 자동차 생산업에의 신규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을 日本의회에 상정했으나 혼다와 경제계반발로 무산됐다.혼다는 64년에야 간신히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는데 후발업체로서 취약한 국내 판매망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초기부터 내수보다 수출에 눈을 돌려 급성장했다.
혼다등의 반발로 일본 자동차업계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신규 업체인 혼다의 善戰으로 경쟁이 촉진돼 세계제패의 원동력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영국의 경우 70년대 노동당 집권시절 산업합리화란 명목으로 롤스로이스와 미국계 다국적 기업을 제외한 재규어.로버.
오스틴등의 영국 자동차업체를 통합,국유화했다.그러나 경쟁력은 향상되지 않고 효율이 더욱 떨어져 결국 재규어는 미국 포드社에,로버는 독일의 BMW에게 넘어가고 말았다.한때 세계 3대 자동차 생산국이었던 영국이 이제는 10위권 안에서 명함을 들이밀기도 어렵게 됐다.
◇미국=미국의 장거리전화 서비스는 80년대 초까지 거대기업 AT&T가 1백년동안 독점해왔다.그러다가 미국 정부의 AT&T에 대한 독점금지 소송이 제기됐고 그 중재안에 따라 84년부터MCI와 Sprint등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장 거리와 국제전화에 대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이 결과 전화요금이 내려가고 잡음이나 혼선이 줄어드는등 서비스 질이 좋아져 소비자는 덕을 보았다.이른바 경쟁촉진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다.
〈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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