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로선거개혁>10.선관위통한 봉사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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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선거개혁의 파란 싹이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돋아나고 있다.
자원봉사자 중심의 조용한 선거운동이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기 때문이다.또한 자원봉사자 참여를 통한 선관위의 감시.계도활동도 큰 호응 을 받고 있다. 23일 平昌국민학교에서 열린 寧越-平昌지역 후보들의 합동유세는 시종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과거 같으면 지지후보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세장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金力으로 동원된「박수부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유세장에는 각후보의 자원봉사자들이 산재해 있었으나 그저 지지후보 연설을 박수로 호응하는데 열중할 뿐 이들이 상대후보 연설을 방해하는등의 舊態는 없었다.이와 함께 대다수 청중들도 마음에 드는 주의.주장이 나올 때는 후보를 가리지 않 고 큰 박수로 성원하는등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유세장에 나온 李弼鎬씨(52.상업.평창읍종부리)는『선거풍토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그는『유세장의 큰공해였던 야유와 고함,주체하지 못할 정도의 홍보물이 완전히 사라졌으므로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후보들의 연설내 용을 경청할 수 있었다』면서『자원봉사 중심의 선거운동 결과 이런 변화가 생기게 됐다면 대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흐뭇해 했다.
趙益鉉씨(47.농업.평창읍뇌운리)는『옛날에는 유세가 끝나면 한잔 하기로 했으니 유세장에 나와달라는 후보들의 권유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전화홍보밖에 받지 못했다』고 섭섭해(?) 했다.그는『후보의 좋은 점만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려는 전화유세는 피로하게 느껴지지만 선거가 깨끗해진다면 자원봉사자들의전화를 받는 것쯤은 그다지 문제될게 없다』고 밝혔다.
寧越-平昌의 경우 유세없는 날의 풍경은 趙씨의 말마따나『정말선거를 하는건지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다.향우회.종친회.동창회등을 빙자한 금품.향응제공 행위,기공식.기념식을가장해 선물등 금품을 돌리는 행위등을 한건도 적발하지 못했다는게 선관위측(寧越선관위 단속반 李勝燦계장)의 설명이고 보면 선거풍토가 확실히 달라졌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참 재미없는 선거』(高昌福씨.58.농업.영월읍덕포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그러나『자원봉사 형태의 돈안쓰는 선거운동은 이제까지 선거때면 돈에 중독된 모습을 보여줬던 유권자들이 내팽개쳤던 자존심을 되찾는데 한몫 하는 셈이 어서 환영한다』(高씨)는 긍정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선관위의 감시.계도활동에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보기좋다』(徐亨錫씨.36.회사원.영월읍영흥리)는등의 따뜻한눈길이 쏠리고 있다.徐씨는『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표참여를권유하거나 공명선거를 강조하는 홍보물을 열심히 돌리는 자원봉사자들에게서 큰 감명을 받았다』며『이들로 인한 홍보.계도효과는 선관위 직원들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 훨씬 클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거운동.공명선거 홍보가 자원봉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유권자들도 이를 환영함에 따라 각후보 진영은 자원봉사자들을 독려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民自黨 金基洙후보측은『1차유세에서 우세가 입증됐다』고 주장하면서 당원중심의 자원봉사자 1천5백여명에게 좀더 분발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야당과 무소속 후보로부터『우루과이라운드(UR)협정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民自黨은 안된다』는 협 공을 받고 있는 金후보측은『이같은 공세를 차단하려면 자원봉사자들이 유권자와「피부접촉」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세에서 民自黨후보와 백중세를 보였다』고 주장하는 民主黨 辛敏善후보측은 이번주 중앙당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는 정당연설회를 잇따라 열어 勢를 과시하고 4백여 자원봉사자들의 사기를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신민당의 金星龍후보도 28,29일 정당연설회를 개최해「젊은 일꾼」임을 계속 선전할 방침이다.
[寧越=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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