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인사들도 남쪽 대선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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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동안 평양에 머무는 동안 만난 북측 인사들은 하나같이 남측의 12월 대통령 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

북측 인사들은 "이명박(후보)이 되면 북남 관계 발전에 나쁜 영향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내뱉었다.

조평통에서 일한다는 한 북측 안내원은 방북 첫날인 2일 "우리가 한나라당 싫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한나라당도 우리를 싫어하지 않느냐"며 "남측에선 이명박이 되더라도 북남 관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안 본다"고 말했다.

역시 조평통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인사는 '2007 남북정상 선언'이 발표된 뒤인 4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이번 합의문은 무효가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북측에서 선호하는 남측 대선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한나라당만 아니면 된다.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단언컨대 북남 관계는 다시 뒷걸음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약칭인 조평통은 북한의 조선노동당 외곽 사회단체로 남한과의 대화나 통일 문제를 전담하는 통일전선기구다.

2일 평양 목란관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만찬 때 만난 한 북측 인사는 자신을 인민일보에서 일한다고 밝힌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문국현을 밀고 있나 보죠?"라고 물었다. 이어 "며칠 전 미국인가 어디에서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여권 후보가 단일화되겠느냐"고 질문했다.

북측 인사들은 남측 대선후보 중 누가 됐으면 좋겠다고 특별히 단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에 대해 "(김정일)장군님도 만나고 간 적이 있고 괜찮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정도였다.

북측 안내원들은 남측 기자들에게 "6자회담이 왜 잘 되는 줄 아느냐"며 "핵 실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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