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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메이커.레비9 혜성.목성뒷면 충돌 閃光 변화추적 관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오는 17일 새벽부터 22일 사이 「슈메이커-레비9」(미국 천문학자인 슈메이커부부와 레비가 아홉번째 발견한 혜성이란 뜻)란 이름의 혜성이 지구에서 6억3천만㎞ 떨어진 목성의 남반구와정면 충돌,대폭발을 일으키게 된다.목성과 혜성의 정면충돌은 수천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대사건이기도 하지만 지구에도 예기치 못한 소천체의 「공습」이 있을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충돌이 발생하는 이유는 부근을 지나는 소천체를 끌어당기는 강력한 목성의 중력 때문.현재 슈메이커-레비9의 중심핵은 21개의 조각으로 쪼개져 염주알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美항공우주국(NASA)을 비롯,전세계 천문대가 핵조각의 크기 를 알아내려하고 있으나 거리가 너무 먼데다 핵이 먼지로 뒤덮여 있어 대략직경 1~4㎞정도로만 추정되고 있다.크기는 작지만 초속 60㎞의 무서운 속도로 날고 있어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에는 슈메이커-레비9가 혜성이 아니라 소행성일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서울대 李時雨교수(천문학과)에 따르면혜성은 80%이상이 얼음으로 돼있어 물분자의 스펙트럼이 관측돼야 하나 아직 슈메이커-레비9에서는 물분자 스펙 트럼이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
슈메이커-레비9의 정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충돌의 영향도 크게달라진다.혜성이라면 크기로 볼 때 목성을 뒤덮고 있는 암모니아구름층을 1백여㎞ 뚫고 들어가다 지표면에 닿기 전 공중폭발할 가능성이 높다.이 경우 원자탄 폭발 때 볼수 있는 버섯구름이 암모니아 구름층 밖으로 솟아오르고 혜성의 물분자에 의해 지구에서 볼수 있는 얼음성분의 구름이 암모니아 구름층 위에 생성될 것이다. 하지만 소행성은 철성분이 많은 돌덩어리이기 때문에 목성대기를 훨씬 깊이 뚫고 들어가 경우에 따라서는 지표면에까지 닿을 수도 있다.20세기의 인류는 수천년에 한번 있을 대사건을경험할 행운을 얻었지만 공교롭게 충돌지점이 지구에서 보 아 목성의 뒷면이기 때문에 충돌순간을 직접 볼 수 없게 됐다.목성이자전해 뒷면을 보여줄 때는 이미 충돌후 40여분이 지났을 때의상황. 다만 목성의 위성들이 반사할 섬광을 간접적으로 관찰함으로써 폭발 순간의 온도와 위력을 추정할 수는 있다.
미국은 「갈릴레오」목성탐사선을 동원해 직접 관측을 시도하고 있지만 탐사선의 송신안테나가 고장나 지구와의 교신이 불투명한 상태. 우리나라에서는 21개의 핵 가운데 3개의 충돌 후 상황만 관측할수 있다.하지만 소백산과 서울대 천문대의 61㎝ 망원경으로도 목성의 직접관측이 어려워 충돌시 목성의 뒷면에 있게될위성 「이오」등의 밝기변화 추적에 주력할 계획.
李교수는 『이번 충돌로 인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겠지만 뜻하지 않은 소천체의 지구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구인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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