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강조한 민사고 해외 명문대 220여 명 진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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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교육부장관을 지낸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 이돈희(70·사진)교장이 교육담론서 『대한민국의 희망은 교육이다』를 냈다. 학자로, 교육행정가로, 열린 교육 등 교육개혁을 이끌어온 이 교장은 민사고에 4년 동안 재직하면서 자신이 보고 몸으로 체험한 대한민국 교육의 핵심 과제들을 이 책을 통해 분석하고 해법까지 제시했다. 그는 “예전에는 이론적으로 책을 썼다면 이번에는 75%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썼다”며 “그러나 관점의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책머리에서부터 자립형 사립고인 민사고의 경우를 예로 들며 ‘자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대학이 교양과정으로 인정하는 AP교과 개설, 무학년 교육과정 운영, 방학을 이용한 계절학기 운영, 학습 시간 일부를 자율적으로 활용하는 개별연구 등 일반 학교보다 훨씬 많이 자율을 도입해 220여 명을 미국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한다.

 영어마을을 만드는 등 온 나라가 전력하고 있는 영어교육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담았다. 그는 “영어 공부는 단순히 외국인과 대화하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수준 높은 연구를 할 수 있을 만큼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며 토론식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교육의 양극화 문제, 평준화 정책, 3불 정책, 신자유주의와 평등교육 이념의 갈등 문제 등 교육 정책상의 과제와 이념의 대립 갈등에 관련한 현상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냐, 평등 이념이냐에 대해 이 교장은 “세계는 신자유주의로 가고 있는 것이 대세이지만 신자유주의와 경제논리를 교육적 가치로 수용하는 데는 평등의 가치가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본고사에 대해서는 수능성적, 내신, 특기활동 등 각각의 성적 만으로 선발하는 ‘다원형 선택’ 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고희연을 겸한 출판기념회는 13일 오후 6시30분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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